[수도권]“서울역 고가도로 공원계획 철회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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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등 인근 상인 반대시위
“상권 위축-도로 극심 혼잡 예상… 대안 마련해놓고 사업 추진해야”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앞서 9월 미국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철거 예정이던 서울역 고가를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공중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앞서 9월 미국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철거 예정이던 서울역 고가를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공중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4일 오후 서울 중구 남창동 남대문시장 앞 서울역 고가도로 주변. ‘고가차도 공원 정책 누구를 위한 것이냐’ ‘40년간 사용 도로 갑자기 웬 공원인가’ 등이 적힌 현수막 10여 개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9월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인근 상인들이 반발하며 도로변에 걸어 놓은 것이다.

남대문로 1가에서 만리동까지 폭 10.3m에 길이 938m인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개통됐다. 하루 차량 통행량은 2700여 대로 ‘마포·용산구∼서울역 철로∼남대문시장’을 연결하는 교통의 축이다. 2006년 점검에서 안전도(A∼E등급) D등급을 받자 서울시는 버스 등 중대형 차량의 통행을 중단하고 올해 말까지 철거하겠다고 결정했다. 감사원도 지난해 고가도로의 바닥판 두께 손실이 심각해 붕괴가 우려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9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연 철거 대신 시민들이 고가도로를 걸어서 즐길 수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프로젝트’를 내놨다. 폐철로를 공원으로 조성한 미국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한 뒤 내린 결정으로 박 시장 2기 시정의 핵심 공약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국제 현상 공모를 했고 2016년까지 380억 원을 들여 완성한다는 세부 계획도 마련했다. 내년 예산에 이미 100억 원을 사업비로 반영했다.

반면 남대문 상인들은 공원화 사업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체도로 없이 고가도로를 막으면 상권이 위축되고 차량이 우회하면 남대문로와 세종대로, 염천교 등 도심지 주요 도로가 혼잡해진다는 것. 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장은 “서울시가 갑자기 고가도로를 막아버리면 남대문 상권을 고사시키는 꼴”이라며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부터 마련해놓고 사업을 하라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상인들의 반대에도 서울시가 공원화 사업을 밀어붙이자 중구 중림동 회현동, 용산구 주민까지 합세해 서울시의 공원화 사업 저지에 나섰다. 상인과 주민 8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남대문시장에서 시청까지 1시간 동안 행진하며 ‘공원화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상인 3600여 명이 공원화 사업에 반대한다고 서명했고 9월에는 협의회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상인은 “어떻게 의견 한마디 안 물어보고 서울시 마음대로 계획을 바꿀 수가 있느냐”며 “공약도 중요하지만 상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요구사항을 검토 중이지만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서울역#고가도로#공원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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