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16년 만에 온 우승 기회” vs 김학범 “서울서 성남 축제 열 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1일 06시 40분


최용수 감독-김학범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최용수 감독-김학범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 FA컵 결승 미디어데이 감독들의 출사표

1996년올림픽 때 선수·코치로 한솥밥
김학범 “‘여우’ 최용수” 사제대결 반겨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아나톨리 비쇼베츠(러시아) 감독이 이끈 한국은 1승1무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골득실에서 뒤져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지만, 희망을 확인한 무대였다. 당시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이 ‘오늘의 적’으로 만났다. FC서울 최용수(41) 감독과 성남FC 김학범(54) 감독이다. 서울과 성남은 23일 상암벌에서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을 치른다. 2014년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다. ‘외나무다리 혈투’를 사흘 앞둔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자리는 화기애애했지만, 목표는 ‘우승’ 하나로 통했다. 웃음 속에 날이 섰고, 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담겼다.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최 감독의 출사표에 김 감독은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면서 팬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성남 축제’로 만들겠다”고 응수했다.

‘지도자 최용수’가 화두에 오르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김 감독은 “최 감독은 천방지축이었다. 정말 지도자를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리더십도, 능력도 뛰어나다. 선수와 지도자의 DNA가 전혀 다르더라. 완전히 여우다. 그것도 ‘덩치 큰’ 여우”라며 제자의 성장을 반겼다.

그러나 우승과 팀으로 주제가 바뀌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김 감독이 “성남은 K리그에서만 가슴에 별(우승 상징)을 7개나 달았다. 과거에도 서울에 진 기억이 거의 없다. 원정도 마찬가지”라고 하자, 최 감독은 “성남의 기록은 존중해도 우린 훨씬 가능성이 많은 팀이다. 주말 새로운 별을 따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은 5차례 우승했다.

공교롭게도 서울과 성남의 팀 컬러가 유사하다. 안정된 수비에 이은 역습이 주무기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서울은 27골을 내줘 전북(20실점)에 이어 최소실점 2위고, 39골을 허용한 성남은 FA컵 4강에서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최 감독이 “수비 안정은 큰 힘이다. 뒷문을 탄탄하게 한 뒤 찬스를 최대한 살리는 쪽에 무게를 싣겠다”고 하자, 김 감독도 “서울 수비 공략이 아닌, 공격 봉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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