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도 떠올리면 절로 웃는 전창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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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상승세 이끈 신들린 슛에
감독 작전 수행 능력도 뛰어나

KT 전창진(가운데) 감독이 가드 이재도(오른쪽)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KT 전창진(가운데) 감독이 가드 이재도(오른쪽)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오늘은 담배 맛이 좋아요.”

12일 프로농구 KT와 삼성의 경기가 끝난 뒤 KT 전창진 감독은 가슴속에 담아둔 한숨을 담배 한 모금의 연기로 허공에 뿜어냈다. 담배를 줄이는 게 어떠냐고 물으니 ‘우문현답’으로 느껴질 대답이 돌아왔다.

이날 KT는 삼성을 84-60으로 대파하고 지긋지긋한 8연패에서 벗어났다. 연패 탈출의 기쁨도 있었겠지만 전 감독을 신이 나게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신들린 듯 28점을 폭발시킨 2년차 가드 이재도(23·180cm·사진)의 활용 방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재도는 18일 2위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도 폭발했다. 1쿼터에서만 3점슛 2방을 포함해 14점을 쓸어 담았다. 수비에서도 오리온스의 포인트가드 이현민을 압박해 연속 가로채기와 범실을 끌어내며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재도의 ‘원맨쇼’로 승부는 1쿼터부터 갈렸다.

24득점과 6도움 5리바운드로 코트를 휘저은 이재도의 활약으로 KT는 오리온스를 92-66으로 제압했다. KT는 8연패 뒤 3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4경기 전까지 이재도는 경기당 평균 1.8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평균 18.5득점에 2.8리바운드, 3.3도움으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전 감독은 최근 이재도를 상대 약점을 공략하는 첨병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12일 삼성 전에서는 상대 이상민 감독이 이재도를 자유롭게 놓아주자 이재도에게 적극적인 돌파와 슛을 주문했다. 16일 인삼공사전에서는 박찬희 등 상대의 장신 가드들을 공수에서 스피드로 압박해 체력전을 벌이라고 주문했다. 오리온스전에서는 가드 이현민이 주로 오른쪽 드리블로 공격을 전개하는 습관을 분석해 이재도에게 이현민을 왼쪽으로 몰아붙이라고 지시했다. 이재도는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경기나 연습이 없을 때는 평소 휴대전화에 내장된 게임을 즐기는 전 감독은 요즘 ‘이재도 사용법’ 조작에 푹 빠져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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