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대기에서 탄소 함유된 유기분자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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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탐사로봇 채취 성분 분석… 생명탄생 요소 혜성기원설 힘얻어

유럽우주기구(ESA)의 혜성탐사선 로제타호의 착륙로봇 필래가 혜성의 대기에서 탄소 성분이 함유된 유기분자를 발견했다고 독일 항공우주연구소(DLR)가 18일 발표했다. 지구의 생명 탄생에 필요한 물과 유기분자가 혜성으로부터 왔다는 학설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필래에 탑재된 가스분석기 코사크(COSAC)를 개발한 DLR는 12일 필래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한 직후 코사크가 혜성 대기에서 유기분자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 유기분자들은 탄소와 수소가 결합한 탄소화합물이긴 하지만 생명체 형성에 필수적인 아미노산 성분인지는 계속 분석 중이다.

혜성에서 유기분자가 발견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09년 혜성탐사선 스타더스트호가 2004년 채취한 혜성의 먼지에서 가장 초보적 아미노산의 하나인 라이신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로제타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는 혜성에서 세포의 벽돌 역할을 하는 L형 아미노산을 발견하는 것이다.

필래는 혜성 표면이 예상보다 훨씬 딱딱하다는 점도 발견했다. DLR는 필래 착륙 직후 해머를 작동해 지표면 아래로 파고드는 실험을 했지만 표면이 딱딱해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혜성의 토양을 채취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DLR는 이를 토대로 10∼20cm 두께로 쌓인 먼지 아래 사암만큼 단단한 얼음층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필래는 15일 이후 배터리가 방전돼 ‘겨울잠’에 들어간 상태다. 혜성이 지구궤도에 가까워지는 내년 봄이면 모선인 로제타호와 교신이 가능해지고 여름이면 ‘대기모드’에서 깨어나 태양전지에 축적된 에너지로 재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유럽우주기구#혜성탐사선#로제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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