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람이 신분 바꿔가며 홍보글”
누리꾼 제보… 경쟁사 강사가 고소, 대성측 “마케팅 대행업체 실수”
유명 사교육 기업인 ‘디지털대성’이 마케팅 대행업체를 통해 온라인에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여론 조작을 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역시 유명 사교육 기업인 ‘이투스’ 소속 강사 우형철(예명 삽자루·50) 씨가 이런 의혹을 제기하며 디지털대성과 마케팅 대행업체 A사, B사를 8월과 10월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발단은 5월 한 누리꾼이 마케팅 대행업체 A사 직원들의 조직적인 여론 조작 의혹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기하면서부터다. 이 누리꾼은 “네이버에서 디지털대성 소속 강사 이모 씨를 검색하자 온통 찬양글이 가득했다. 누가 글을 쓰는 건지 궁금해 해당 아이디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홍보 댓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인기 가수 팬카페에 자신을 수험생이라고 밝히며 대성 강사를 홍보하다가, 태블릿PC 사용자 카페에서는 초보 엄마라며 학습지를 홍보했다. 또 직장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누리꾼은 블로그에 디지털대성 강사 홍보글을 7, 8개씩 올렸다.
우 씨는 “디지털대성이 아르바이트 업체를 동원해 홍보를 해왔다”고 주장하며 관련 동영상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러자 디지털대성은 우 씨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고, 우 씨도 사기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 우 씨 측이 확보한 마케팅 대행업체 B사 자료에는 “‘수만휘’ ‘포만한’ ‘오르비’ 등 유명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 조직적으로 게시글과 댓글을 달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자료는 B사 직원이 9월 퇴사한 뒤 우 씨 측에 제공했다. 19일 현재 학생 98명도 “여론 조작은 학생을 기만한 것”이라며 우 씨가 진행하는 집단소송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디지털대성 측은 “우리 측 강사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타 회사 홍보 글이 상위에 노출되기에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해당 글을 밀어내는 활동을 했다. 취지가 어찌 됐든 학생들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의혹이 될 만한 마케팅 활동을 한 점은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댓글 알바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대행업체에도 부정한 댓글 알바를 지시한 적이 없고 업무 과정에서 작은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해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