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 정치]野 당권 레이스 3파전 구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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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대표경선 출마” 뜻밝혀… 문재인과 지지층 겹쳐 셈 복잡
박지원, 안희정과 손잡을 수도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비상대책위원이 최근 권노갑 상임고문과 오찬을 하면서 “내년 2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8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대표 경선은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대위원 등 ‘빅3’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비대위원은 당내 다수파인 친노(친노무현)계의 수장이다. 그러나 정 비대위원 역시 범친노로 분류된다. 당내 의원 130명 가운데 친노는 70∼80명이며, 이 중 정세균계는 25명가량이다. 또 정 비대위원은 2006년 이후 3차례나 대표를 지내면서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원외 지역위원장들과도 관계가 두터운 편이다. 정 비대위원이 문 비대위원의 표를 잠식하면 중도·비노(비노무현)계의 지원을 받는 박 비대위원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종연횡 움직임도 본격화할 태세다. 일각에선 충청에 일정 지분이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박 비대위원과 연대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문 비대위원이 쉽게 대표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복잡한 구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비대위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12월까지는 시간이 많다”며 장고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출마=당선’이란 등식이 흔들릴 경우 ‘당권 후 대권 도전’이라는 로드맵이 헝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빅3’ 경선 구도를 깨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60, 70대인 ‘빅3’에 맞서 세대교체의 50대 그룹으로, 중도 성향을 띠고 있다.

우선 수도권 3선 출신인 김부겸 전 의원을 대표 후보로 미는 움직임이 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과 올 6·4지방선거에서 대구 수성갑,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각각 40%대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지지층이 겹치는 박 비대위원이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의원 측은 “전당대회보다는 2016년 총선 당선이 1차 목표”라며 출마설에 부정적이다. 대구라는 열세지역에서 총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대권 도전에 나선다는 시나리오도 나돈다. 하지만 총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권 도전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지난달 원내대표 사퇴 뒤 정책 행보에 나선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거취도 중요한 변수다. 박 전 원내대표는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는) 생각해본 적이 없고, 시기적으로도 (답변하기에) 적당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측근들은 “결국 출마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평소 가까운 박지원 비대위원의 협조 요청에 박 전 원내대표가 선을 긋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것도 독자 출마설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친노와 각을 세우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가 중도 비노 세력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당내 486그룹은 차기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의원 등이 주축인 486그룹은 단일 세력으로 뭉치기보다는 각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문재인#박지원#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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