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유약한 초식세대, 美는 캥거루족, 英은 범죄 노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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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드라마 속 청춘들은…

해외 드라마 속 청춘들은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에 무기력한 태도는 비슷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왼쪽 사진부터 일본 드라마 ‘프리타, 집을 사다’의 세이지, 미드 ‘걸스’의 한나, 영드 ‘스킨스’의 토니(니컬러스 홀트). 일본 후지TV화면 촬영·동아일보DB
해외 드라마 속 청춘들은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에 무기력한 태도는 비슷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왼쪽 사진부터 일본 드라마 ‘프리타, 집을 사다’의 세이지, 미드 ‘걸스’의 한나, 영드 ‘스킨스’의 토니(니컬러스 홀트). 일본 후지TV화면 촬영·동아일보DB
뚱한 표정, 구부정한 자세, 무기력한 태도. 일본 미국 영국 드라마가 그려내는 요즘 청춘들의 공통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 속사정은 다 다르다.

일본 드라마 속 청춘은 별다른 욕구도, 의지도 없이 되는 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이른바 ‘초식세대’ 혹은 ‘사토리(깨달음, 득도) 세대’다. 초식세대란 연애와 일 모두에 의욕이 없이 초식동물처럼 연약한 세대를 가리키는 단어로 주로 남자를 가리킨다. 2010년 일본에서 방송된 드라마 ‘프리타, 집을 사다’는 “내 인생, 언제나 그럭저럭이었다”는 주인공 세이지(니노미야 가즈나리)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미생’의 장그래와 달리 세이지는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제 발로 걸어 나오고 프리타(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사람)로 살아간다. 니노미야는 특유의 뚱한 표정에 왜소한 체격으로 초식세대의 모습을 구현해냈다.

미국의 청춘 역시 취업 문제로 힘들긴 마찬가지다.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8∼31세 미국 젊은이의 36%가 부모와 함께 사는 이른바 ‘캥거루족’이다.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트윅스터 세대’라는 신조어도 유행했다. ‘이도 저도 아닌’을 뜻하는 영어 단어 ‘betwixt’에서 나온 조어로 청소년기는 벗어났지만 자립한 성인도 아닌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내년 시즌4 방영을 앞둔 드라마 ‘걸스’의 주인공 한나(레나 더넘)는 이런 미국 청춘의 표상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한 채 부모의 지원으로 살던 한나는 부모가 생활비를 대주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약물 중독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 줄 아느냐”며 큰소리친다. 어떻게든 자립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지만 책임감과 열의가 부족하니 해고당하기 일쑤다.

영국의 청춘은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일본의 청춘, 부모에게 기댈 여지라도 있는 미국의 청춘보다 더 암담한 ‘루저’들이다. 2007년 처음 방영돼 시즌7까지 나온 ‘스킨스’나 올해 시즌2가 방영된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에 등장하는 영국 청춘들은 술과 담배, 약물에 절어 사는 것은 기본이고 범죄에 연루되기도 한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부모들 역시 갑자기 가출하거나 바람을 피우는 등 만만찮은 ‘문제아’로 그려진다는 사실이다. 부모 세대가 물려준 절망을 이들 ‘루저’ 청춘이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스킨스 시즌7은 시즌 초기에 등장했던 인물의 후일담을 그렸는데, 20대 초반을 갓 넘긴 이들의 직업은 금융회사 접수원, 웨이트리스 등이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프리타#걸스#스킨스#캥거루족#초식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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