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정물만 그린 伊화가 모란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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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수채화 드로잉 등 40여점 전시

조르조 모란디가 1939년 그린 유채화 ‘정물’. 모란디는 독특한 소재를 찾아 표현하기보다는 그릇과 병 등 일상적 대상의 위치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그리기를 거듭했다. ⓒ Giorgio Morandi /by SIAE-SACK
조르조 모란디가 1939년 그린 유채화 ‘정물’. 모란디는 독특한 소재를 찾아 표현하기보다는 그릇과 병 등 일상적 대상의 위치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그리기를 거듭했다. ⓒ Giorgio Morandi /by SIAE-SACK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 모란디(1890∼1964)의 삶과 예술을 소개하는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전이 내년 2월 25일까지 서울 중구 세종대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수교 130주년과 서울시와 볼로냐시의 업무협약관계 체결을 기념하는 전시다. 볼로냐 모란디 미술관 소장품 중 작가의 전성기(1940∼60년대)에 제작된 유화, 수채화, 판화, 드로잉 40여 점을 소개한다.

모란디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누이 세 명과 함께 살았다. 작은 침실 겸 작업실에 칩거하며 그림을 그리다 생을 마감했다.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모란디는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르조 데 키리코, 카를로 카라 등 많은 작가들과 교류하며 예술아카데미에서 후배들에게 판화를 가르쳤다”고 했다.

‘병(甁)의 화가’라 불린 모란디는 다양한 종류의 병을 소재로 한 정물화를 남겼다. 작은 캔버스에 대상물의 형태를 단순화해 묘사하고 무채색으로 칠했다. 그는 “현실보다 더 추상적인 것은 없다”고 주장하며 조개껍데기, 꽃 등의 정물과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거리 모습을 담은 소박한 풍경화에 천착했다. 정물화에 주력했지만 사물의 물리적 속성을 표현하기 위한 기술을 찾아 발전시키는 데는 무관심했다.

잔프랑코 마라니엘로 볼로냐 현대미술관장은 “모란디는 크기가 다른 화면 위에서 같은 소재의 유사한 구성을 반복하며 미묘하게 변주했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에 다큐멘터리영화 ‘조르조 모란디의 먼지’를 전시관 내에서 상영한다. 02-2022-060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조르조 모란디#정물#병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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