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불신 씻고 시장과 소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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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취임
“사소한 것 책임묻던 관행 없애고… 방패 같은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금융사고 재발 방지에 역점”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왼쪽)이 19일 오후 취임식을 연 뒤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그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왼쪽)이 19일 오후 취임식을 연 뒤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그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저성장에 빠진 금융의 역동성을 높이고, 연이은 금융사고로 훼손된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시켜야 합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으로 금융감독당국 수장에 오르는 신화를 만들어낸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55)은 19일 오후 취임식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금융위원회가 올린 진 원장에 대한 임명제청안을 재가했다.

진 원장은 취임식에서 “금융감독의 틀을 ‘불신의 기조’에서 ‘상호신뢰의 기조’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시장과의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며 “금융회사를 감독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금융 발전을 위해 서로 상생하는 윈윈 파트너로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구두지도를 하거나 사소한 위반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던 금감원의 감독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실천방안도 내놨다.

진 원장은 ‘시장의 안정’ 또한 역점 과제로 꼽았다. 그는 “금융회사에 대한 철저한 건전성 감독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튼튼하게 지키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며 “가계부채 문제, 급격한 자본 유출입 등 금융시스템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있기 때문에 상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 원장은 “금융산업과 시장의 공신력을 땅에 떨어뜨릴 수 있는 금융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두껍고 강한 방패와 같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이 시장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금융감독 역량을 확충하고 고도의 청렴성을 유지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임 최수현 원장 체제하에서 추락한 금감원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양사태, KB사태, 개인정보 유출, 금감원 직원이 연루된 대출사기 사건 등이 잇따르면서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감독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졌고 해결 과정에서 잡음도 끊이지 않아 금감원의 권위는 상당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강성’으로 분류됐던 최 전 원장과 달리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진 원장을 인선한 것을 두고 시장과 소통해 감독당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라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잦은 외풍에 사기가 떨어지고 업무 피로도가 쌓인 금감원 직원들도 신임 원장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최 원장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세세한 것까지 일일이 챙겼다면 진 원장은 꼼꼼하지만 업무를 믿고 맡기는 스타일로 알려져 금감원의 업무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금융감독#진웅섭#저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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