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아이돌 그룹, 생존경쟁 치열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6시 55분


쥬얼리가 김예원(오른쪽)만 소속사에 잔류하면서 존폐의 기로에 섰다. 동아닷컴DB
쥬얼리가 김예원(오른쪽)만 소속사에 잔류하면서 존폐의 기로에 섰다. 동아닷컴DB
여성그룹 쥬얼리 성과없이 계약 만료
엠블랙 각자 활동으로 5년 만에 위기
대중반응 민감하고 마케팅 비용 수억
존재감 없는 그룹은 못 버티고 해체돼


여성그룹 쥬얼리가 멤버들의 잇단 탈퇴로 존폐위기에 섰다. 2001년 데뷔해 활동 14년차 걸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아이돌 그룹의 생명력과 수명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현재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연예계 각 분야에서 아이돌 스타들이 맹활약하면서 화려한 ‘아이돌 잔치’가 벌어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해 조용히 사라지는 그룹도 많다.

쥬얼리는 2009년 박정아와 서인영이 나간 후 김예원과 박세미를 영입해 기존 멤버인 김은정, 하주연과 함께 4인조 체제를 유지했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2011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2년6개월간 싱글만 4장을 냈고,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소속사가 쥬얼리의 향후 운용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 김은정과 하주연이 1월과 8월 각각 계약만료 후 소속사를 떠났다. 계약만료가 임박한 박세미 역시 재계약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스타제국은 “해체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현재 김예원 1명만 남은 상태라 사실상 쥬얼리를 무대에서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쥬얼리처럼 여러 이유로 공백이 길어지다 해체의 수순으로 접어드는 아이돌 그룹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천상지희는 2007년 1집 ‘한번 더 OK’를 발표한 후 긴 공백을 갖다 부지불식간에 해체를 맞았다. 엠블랙도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모색하면서 데뷔 5년 만에 해체 위기에 맞닥뜨렸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인기를 얻었던 A그룹은 1년에 한 장씩 음반을 내다 올해는 음반을 내지 못했고, 귀여운 콘셉트의 B걸그룹도 공백이 2년째 이어지면서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음반을 내도 대중의 반응이 없으면 또 새로운 음반을 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유명 프로듀서에게 곡을 받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홍보·마케팅을 하려면 수억 원이 소요되는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면 아예 제작을 포기하는 게 어쩌면 당연할 일이다. 이런 현상 속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하는 일 없이 방치되고, 그러다 계약 만료가 되면 자연스럽게 팀은 와해되고, 소속사를 떠나 제 살길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나마 웬만한 인기를 누렸던 그룹의 멤버들은 그래도 다른 분야에서 활동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만,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 채 해체된 그룹의 멤버들은 새로운 데뷔를 위해 여러 기획사를 전전하게 되고, 결국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게 된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TV나 매체로 보는 아이돌 시장은 화려해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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