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대신 카톡” 모바일 복덕방 붐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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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 반값 중개보수’ 앞세워 인기몰이… 부동산 직거래 앱-카페도 확산

제주도 사는데요, 서울 서초동에 전세 4억 이하 아파트 구해요.”

“서초동엔 4억 이하 전세 없어요. 광진구나 양재동은 어떠세요?”

“네. 보증금 3억에 월세 60만 원도 괜찮아요.”

“지역별로 5채까지 나와 있습니다.”

“주말에 보러가겠습니다.”

17일 서울 선릉역에서 만난 김태호 카톡부동산 대표(42)의 스마트폰에선 쉴 새 없이 ‘카톡’ 알림음이 울려댔다. 제주도 본사에서 일하는 다음카카오 직원 3명이 서울에서 살 집을 구하느라 상담 중이었다. 김 대표는 이들을 주말에 만나 미리 찍어둔 집을 보러 갈 계획이다.

○ 전·월세 부동산 거래 오프라인→온라인

한 푼이라도 저렴하게 전·월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를 겨냥한 온라인 부동산 거래 서비스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개보수가 치솟고 2년 이하 단기 임대가 많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또 오프라인 공인중개사무소와 달리 광범위한 지역의 집 정보를 다양하게 알아볼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전·월세 직거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온라인 부동산 거래 서비스는 각종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공인중개사무소까지 등장하면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직거래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거나 부동산 중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대략 2000개에 이를 것으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모바일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인 ‘직방’은 10월 말 현재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직방은 전국 각지에 있는 매물의 내부 모습과 임대물 주변의 사진까지 친절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해당 장소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집 상태와 주변 분위기를 알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호 모바일 공인중개사무소’인 카톡부동산은 저렴한 중개보수와 ‘전국구 서비스’로 차별화를 하고 있다. 카톡부동산은 보증금 1억 원 미만의 거래에 대해서는 중개보수를 받지 않는다. 1억 원 이상은 전세 가격의 0.2%만 받는다. 전세 가격이 4억 원일 경우 오프라인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는 최고 320만 원을 중개보수로 내야 하지만 카톡부동산에서는 80만 원만 내면 된다. 이 회사가 중개보수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카톡을 통해 한꺼번에 다수의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광역으로 수요자와 중개물건을 연결하기 때문에 거래 성사 가능성도 높다. 일종의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이다.

○ 온라인 부동산 거래도 진화 중

온라인 거래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생긴다. 직거래로 집을 구한 경우 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 혼자 사는 여성 등이 직거래로 집을 보여주려다 범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직거래의 위험을 보완하는 서비스가 도입되는 추세다. 인터넷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인 ‘두꺼비세상’은 매물로 올라온 물건의 등기부등본을 직접 떼어보고 근저당 설정, 가압류 여부 등을 살펴 수요자에게 알려주는 매물검증시스템을 운영한다. 또 혼자 사는 여성이 직거래를 할 경우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콜디가드’ 서비스도 도입했다. 혼자 집을 보여주거나 보러갔을 때 ‘두꺼비세상’에 전화를 건 후 켜 놓은 상태에서 말을 하고, 20초 이상 말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전화가 끊어지면 범죄가 일어났다고 보고 112에 신고를 하는 서비스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전·월세 거래는 등기부등본, 인감증명 등 확인해야 할 절차들이 많다”며 “중개서비스의 질, 직거래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모바일#부동산#복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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