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女中 한곳도 없는 인천 동구… 女高도 곧 없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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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신도시로 학교 이전 늘어… 동구청, 모든 거주 학생에 장학금 등
학생수 유지 위해 안간힘

인천 동구 박문로 1(송림동) 일대 박문여중고교(사진 오른쪽). 박문여중이 송도국제도시로 떠나면서 현재 동구에는 여자중학교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교육 환경이 열악해졌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동구 박문로 1(송림동) 일대 박문여중고교(사진 오른쪽). 박문여중이 송도국제도시로 떠나면서 현재 동구에는 여자중학교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교육 환경이 열악해졌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동구의 주부 이모 씨(45)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자녀 3명을 동구에 있는 서흥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송도국제도시나 청라국제도시 등 이른바 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할지 고심 중이다. 이 씨는 “큰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알고 지내던 학부모 10명 중 7명이 아이들을 데리고 교육 환경이 좋다는 신도시로 떠났다. 요즘도 자녀가 공부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면 주저 없이 동구를 떠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인천 동구의 학부모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1940년 개교해 동구에 뿌리를 내린 박문여중이 송도국제도시로 떠나 올해 송도에서 첫 신입생을 받으면서 동구의 교육 환경은 더 열악해졌다.

박문여중이 떠나면서 동구는 여자중학교가 한 곳도 없다. 현재 여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중학교는 남녀 공학인 화도진중학교가 유일하다. 그나마 여학생 신입생 정원이 200여 명에 불과해 동구에 거주하는 수백 명의 초등 6학년 여학생은 타 지역으로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한다. 여기에 박문여고마저 송도국제도시 이전을 앞두고 있어 동구에는 인문계 여고도 없게 된다.

동구가 이 같은 열악한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다. 교육 때문에 떠나는 ‘구도심 동구’라는 오명을 반드시 벗겠다는 각오다. 동구는 인천 최초로 혁신교육지구 지정과 장학재단 설립에 분주하다. 관내 학생 모두에게 학업 능력, 경제 여건 등과 관계없이 장학금을 일괄 지급하는 획기적 교육 복지 정책을 추진한다. 지역에 거주하는 고교생과 대학생에게 일률적으로 학비를 균등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운영한다는 것.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학업이 우수한 학생이나 소외계층, 차상위계층 자녀 등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일부 혜택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관련 조례가 10월 동구의회를 통과해 50억 원의 장학재단설립준비금을 확보했다.

동구는 구 예산 100억 원, 관내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동국제강 등 대기업에서 100억 원 등 도합 200억 원 규모로 장학재단설립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은 10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과 김철구 남부교육장을 만나 동구를 창의성 중심의 학력 증진, 기초 학습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 실시, 예체능 특성화 교육 중심의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동구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 여성 및 신생아에 대하여 50만∼300만 원의 장려금을 지원하고 장학증서를 교부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동구장학재단이 학부모의 짐을 덜어드리는 것뿐 아니라 구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장차 사회에 진출해 동구 발전에 기여하게 되는 선순환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태어난 동구는 1950, 60년대에는 주민이 30만 명에 달해 인천의 중심으로 불렸다. 그러나 9월 현재 7만4300여 명으로 인구가 줄었고 인천 10개 구군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14.5%로 하위권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동구#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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