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도 카드’, 전태풍 부담 덜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9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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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창진 감독. 스포츠동아DB
KT 전창진 감독. 스포츠동아DB
전태풍 14경기 모두 출전·경기당 32분 펄펄
조성민 없어 상대팀 집중 마크·체력 부담 커
kt 전창진 감독, 이재도 투입으로 상승세 전환

“최고야, 최고.”

kt 전창진(51) 감독은 전태풍(34)을 화제로 올리자, 대뜸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정말 최고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전)태풍이의 팀 공헌도나 활약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비 시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빛을 보지 못해 내가 더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30대 중반의 가드 전태풍은 19일까지 올 시즌 팀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경기당 32분 가까이 뛰며 14점·3.4리바운드·4.5도움·1.2스틸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에이스 조성민(31)이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뒤 홀로 팀의 중심 노릇을 하고 있다.

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태풍이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며 개막을 준비했다. 실력, 동료들에 대한 리드 능력, 게임에 대한 몰입도 등은 정말 최고”라며 “(조)성민이가 없어 상대팀의 집중 마크를 당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아무 군말 없이 다른 선수들보다 더 코트에서 열심히 뛴다. 내가 고마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kt는 10월 19일 SK전부터 11월 8일 모비스전까지 8연패를 당했다. 전 감독이 kt 사령탑에 부임한 뒤 최다연패다. 전 감독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태풍이가 그냥 ‘묻어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한 가지 주목할 사실 하나. 요즘 kt의 대세선수는 가드 이재도(23)다. 이재도는 8연패를 끊은 12일 삼성전에서 28점을 올리며 이른바 ‘인생경기’를 펼친 이후 4게임에서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했고, 팀은 그 기간 3승1패로 반등했다. 18일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오리온스전에서도 24점을 넣으며 92-66 대승을 이끌었다. 전 감독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올해 프로 2년차인 이재도는 김승기(42) 코치의 ‘특별훈련’을 통해 꽃을 피우고 있는 ‘김 코치 작품’이다.

올 시즌 한번도 선발 출장하지 못했던 이재도가 삼성전에서 깜짝 선발 출장하며 대세로 자리 잡은 데는 전태풍을 향한 전 감독의 애틋한 마음이 깔려있다. 전 감독은 “아무리 태풍이가 열심히 뛴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계속 뛴다면 3라운드도 못 가서 체력적으로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며 “재도에게 삼성전에서 상대 가드 이정석의 수비를 맡겨 태풍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꺼낸 카드였는데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전태풍을 위한 기용이었는데, 그동안 실전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재도가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팀 전체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말이었다.

이재도는 오리온스전에서도 전태풍과 함께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번갈아가며 전 감독의 바람대로 전태풍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재도 카드’로 전태풍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던 전창진 감독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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