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짓느냐, 마느냐… 광주 ‘2호선’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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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선 “교통복지 서비스 차원서 필요” 다른 쪽선 “市재정 심각한 위기 초래”

윤장현 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촉발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를 놓고 지역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사실상 2호선 건설 불가를 전제로 한 재정전망 분석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고 간부들에게 최근 설명회를 열었다. 시민사회단체도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면에 지역 건설업체들은 2호선 건설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2호선은 서구 남구 광산구 등을 순환하는 41.9km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었다. 사업비 1조9053억 원을 들여 2016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4년까지 마무리하게 돼 있다.

○ 2호선 건설 찬반 논란 가열

대한건설협회 광주시회 등 지역 11개 건설단체 연합회는 17일 호소문을 내고 “도시철도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은 시민 편익을 위한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재정 문제로만 보지 말고 시민을 위한 복지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또 “2호선 건설은 시민에게 친환경 교통복지 서비스 제공은 물론 광주의 도시 발전과 브랜드가치 향상,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므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5일 광주경제정의실천연합, 에코바이크,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은 광주시에 낸 의견서를 통해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을 강행하면 시 재정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며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사업을 추진하려면 사업타당성 보고서상 제시된 수요 예측과 실수요가 달라 발생한 손실분은 현 시장과 관련 공무원이 전액 책임지는 연대 보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 광주시는 건설에 부정적

윤 시장은 최근 시의회 답변과 지역 국회의원 간담회 등에서 2호선 건설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건설하지 않기로 방향을 정하고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2호선 건설에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2호선 사업비 1조9053억 원 가운데 40%가 시 부담이다. 애초 1조7000억 원대였던 사업비는 기본설계 과정에서 2000억여 원이 늘었다. 12년 동안 해마다 700억∼800억 원이 투입돼야 한다. 내년 광주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막바지 시설 확충을 위해 올해 1300억 원, 내년 1440억 원을 투입해야 하고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에도 예산이 들어가야 할 상황이다.

시가 한 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가용예산이 3000억 원이지만 2호선 건설에 한 해 800억 원이 들어가면 초긴축 재정을 짜야 하고 민선 6기 중점 정책도 추진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시는 2015년 이후 국고보조금 등 지정 재원을 제외하고 시비를 기준으로 재정수요를 따지면 2000억∼3000억 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이달까지 TV 토론과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들은 뒤 12월까지는 2호선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건설#윤장현#교통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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