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2월 2일이 마지노선”… 野 “12월 9일까지 연장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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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전쟁]예산안 처리시한 ‘동상이몽’

여야 원내지도부 웃으며 만났지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주례회동에선 내년도 예산안 및 법안 처리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여야 원내지도부 웃으며 만났지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주례회동에선 내년도 예산안 및 법안 처리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저희 사업이 내년에도 꼭 유지가 돼야 하는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가 열린 국회 본관 638호 회의실 앞. 하루 종일 회의장을 지키던 한 공무원은 소위 위원이 잠시 회의장을 나서자 잰걸음으로 따라붙어 내년도 예산에서 삭감 대상이 된 사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18일 예산안조정소위는 내년도 예산안의 감액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장 앞에는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초긴장 상태로 자신의 부처 심사 순서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 공무원은 삼삼오오 모여 삭감 대상 사업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며 ‘예산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다. 지역구 사업 예산과 관련된 의원실 보좌진도 회의장 앞에서 ‘뻗치기’를 하며 예산이 무사 통과됐는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 여야 기 싸움 벌어지는 예산안조정소위


이날 예산안조정소위는 국민안전처 산하로 조직이 개편된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 안전행정부 등 18개 부처 예산에 대한 상임위 심사 자료를 펼쳐 놓고 예산 감액 심사를 벌였다. 오전 내내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안행부에 대한 심사가 이어져 안행부 공무원들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에도 회의실 앞에서 하염없이 대기했다.

조직이 해체된 해양경찰청 예산 심사 과정에서는 수상레저스포츠 관리운영사업에 편성된 예산(1억3500만 원) 삭감을 놓고 여야 의원이 충돌했다. 결국 여야가 추후에 논의하기로 하면서 이날 사업 삭감 여부는 일단 보류됐다.

상임위 단계에서 예산 심사가 끝나지 않은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최종 의결했다. 13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서류를 던지며 소란을 피우는 통에 파행 사태를 빚었던 ‘장진호전투 기념비 건립’ 예산은 당초 3억 원을 전부 삭감하려 했지만 절반만 감액해 1억5000만 원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나라사랑교육’ 예산은 당초 3억 원 감액에서 추가로 1억 원을 더 삭감하기로 했다. 박 처장이 이날 회의에 참석하자 야당 의원들은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처장은 “공직이라는 것은 국가가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 예산안 처리 시한 놓고 신경전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은 11월 30일까지 심사를 끝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 12월 2일까지 처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여야의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예산안 심사를 연장하는 문제는) 여야가 합의해야 하는데 여당은 합의할 생각이 없다. 이건 물러설 수도 없고 예외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만일 정부 예산안 원안이 처리될 상황이 된다면 예산안 수정동의안을 별도로 만들어 처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드시 12월 2일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대야 압박 카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 2일에 구애받지 않고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9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태도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예산안 처리는 법정 사항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통과돼야 한다”면서도 “여야가 합의만 된다면 12월 9일이라든지 시한은 정확히 못 박을 수 없지만 얼마든지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은 24일 여야 원내지도부를 따로 만나 예산부수법안 처리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는 등 예산 처리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에 들어간다.

강경석 coolup@donga.com·배혜림 기자
#국회#예산안#예산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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