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인터뷰]3D 프린터 전문업체 후나인쓰리디피 이정훈 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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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순간 디자인… 세계로 솟구칠 것”

3D 프린터 전문 업체 후나인쓰리디피의 사무실 입구에는 다양한 시제품이 전시돼 있다. 이정훈 대표는 “초기 단계지만 회사의 희망이고 자신감”이라며 “멋진 기업으로 성장해 3D 프린터 분야의 좋은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3D 프린터 전문 업체 후나인쓰리디피의 사무실 입구에는 다양한 시제품이 전시돼 있다. 이정훈 대표는 “초기 단계지만 회사의 희망이고 자신감”이라며 “멋진 기업으로 성장해 3D 프린터 분야의 좋은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가장 행복한 순간을 디자인하는 기업으로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대구 달서구 와룡로에 있는 3차원(3D) 프린터 전문 업체 후나인쓰리디피(WHO9 3DP)의 이정훈 대표(40)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었다. 그는 18일 “처음 가는 길이라 위험 부담이 크겠지만 그게 바로 벤처 정신 아니겠냐”고 말했다. 회사 이름도 창조와 모험을 즐긴다는 의미로 정했다. 이 대표는 “후(WHO)와 나인(9)은 아직 부족한 미지의 세계지만 곧 누군가(자신) 부족한 원(1)을 채워 꿈을 완성할 것이란 뜻을 담았다. 회사 간판을 볼 때마다 항상 도전 정신을 기른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올해 6월 창업한 이 회사는 115m² 작업실에서 시제품 제작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유아 기념품을 만들고 있다. 디자이너가 아기의 입체 사진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완성까지 2일 정도 걸린다. 가로 30cm 세로 24cm 높이 22cm인 박스 형태에 아기가 태어났을 때 여러 모습의 조형물과 음성, 영상이 나오는 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대량 생산을 통해 생산단가를 최대한 낮춰 판매가격을 100만 원 이하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사옥 모델이나 태권도 품세 기념품 제작으로 분야를 넓힐 생각이다. 이 대표는 “대구지역 산부인과 전문병원과 납품 및 홍보를 위한 협약을 맺을 만큼 관심이 크다. 기존에 아기의 손과 발을 본떠서 조형 액자로 만드는 것과 차별화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기와 접촉하지 않고 사진만 있으면 제품 생산이 가능하고 몸 전체뿐 아니라 얼굴 표정까지 자세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부모와 아기의 성장 과정 스토리를 넣은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추가 목표”라고 덧붙였다.

대구지역 케이블 방송국에서 광고 디자인과 마케팅 팀장으로 10여 년 일했던 이 대표가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9월경. 사용자가 원하는 모형을 몇 시간 만에 만들어내는 만능 재주꾼 3D 프린터 방송을 보고 무릎을 쳤다. 그는 “비슷한 기술 분야의 일을 했고 시스템 개념을 알고 보니까 어떻게 창업해야 할지 방법이 보였다. 3D 프린터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고 접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 창업 욕심을 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같이 일했던 방송국 동료 4명도 의기투합했다. 김태화 연구기술부장(39)은 “당시 그의 사업 계획을 듣고 평범한 이미지 출력이 아닌 무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멋진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절로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제작단가를 맞출 수 있고 성능이 좋은 3D 프린터를 구하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 300만 원대 장비 2대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표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더구나 지역에는 3D 프린터 기반이 약해 관련 프로그램과 전문 디자인, 조형물 표면 가공을 지도하는 학원조차 없었다. 인력이 부족했지만 기술개발이 이 사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1명을 서울 유명 학원에 연수를 보냈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평범한 조형물 제작을 뛰어넘어 3D 프린터 생산도 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구체적 창업 계획은 자본금 유치로 이어졌다. 올해 5월 영남이공대의 예비창업 아이디어 사업에 뽑혔고 이어 9월에는 기술보증기금의 벤처기업에 선정돼 총 2억 원가량을 모았다. 이 대표는 “자본금이 늘어나면서 3D 프린터를 추가해 제작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입체 모형 자동 변환 프로그램과 조형물 표면 처리기 같은 보완 장비도 확보해 품질을 향상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창업 과정과 성장 여부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이 회사는 이달 3, 4일 대구무역회관 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서 열린 ‘창조공간 벤처밸리 박람회’에 참가했다. 시제품 공개와 산학협력 성과 설명회를 열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며 “영업 경력을 바탕으로 판로 개척을 위한 준비는 모두 마쳤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3D 프린터#후나인쓰리디피#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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