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조희태]아이들이 안쓰럽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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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게 초라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교육이란 배우고 생각하며, 생각하고 배우는 과정이 적절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작금의 교육은 가르치고 또 가르치고만 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어떤 고교에서는 소위 수재라는 학생들을 기숙사에 묶어 두고 6시 기상, 7시 0교시 수업을 시작으로 방과 후 심화학습까지 입시 문제 풀이에 급급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정원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조차 느껴볼 틈이 없다.

이런 풍토에서는 장영실 정약용 같은 인물을 결코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신비함이다. 이 신비함이야말로 모든 진실한 예술과 과학의 근본이다.” 어느 학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적 호기심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사회의 묵시적 압력 때문에 이 같은 용기를 내는 교육자는 드물다.

“열심히 가르쳐 ‘스카이 대학’에 스물 몇 명, 의학 및 법학과 등에 서른 몇 명 합격시켰다”고 자랑하는 학교장이 많다. 이 얼마나 천박한 일인가! 남은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교육자와 부모가 바른 방향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가가 나서서라도 장영실 같은 인재는 없는지, 이들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혜안을 갖고 찾아야 한다.

조희태 전북 정읍시 초산동
#수재#스카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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