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관중 야유 뚫고 ‘야호’ 외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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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18일 밤 이란서 평가전
아자디 스타디움 광적인 응원 악명… 고지대라 원정팀 체력소모도 심해
이근호 앞세워 40년만의 승리 다짐

2009년 2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을 보기 위해 모인 이란 팬들. 1996년 아시안컵에서
이란이 한국을 6-2로 꺾은 내용을 페이스 페인팅으로 나타내고 있다. 동아일보DB
2009년 2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을 보기 위해 모인 이란 팬들. 1996년 아시안컵에서 이란이 한국을 6-2로 꺾은 내용을 페이스 페인팅으로 나타내고 있다. 동아일보DB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는 생각하기 싫은 장소다. 대표팀은 이곳에만 들어서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974년부터 이곳에서 5번 맞붙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2무 3패를 기록했다. 아랴메르 스타디움으로 불리던 이곳은 1979년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국은 이란과의 통산 전적에서도 9승 7무 11패로 밀리고 있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10만여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이란 팬들의 열광적이면서도 광기 어린 응원은 방문 팀에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란과의 방문경기를 위해 2009년 한국 대표팀이 도착했을 때 이란 관중은 대표팀 버스를 향해 야유를 보내거나 매우 위협적으로 창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특히 손가락으로 숫자 ‘2’와 ‘6’을 만들어 보이며 대표팀에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1996년 아시안컵 8강에서 대표팀이 이란에 2-6 대패를 당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번이나 뛰었던 이청용(볼턴)은 “관중의 야유나 함성이 유독 크게 들린다. 이란 선수들도 거칠게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이 경기장은 해발 13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 같은 고지대에 익숙하지 않은 방문팀 선수들은 호흡에 곤란을 느끼기 쉽고 체력 소모도 심하다.

18일 오후 9시 55분(한국 시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치르는 대표팀은 40년 만의 이란 방문경기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다. 한국은 66위다. 이란은 간판스타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 레자 구차네지하드(알 쿠웨이트) 등을 앞세워 특유의 힘이 넘치는 플레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차네지하드는 지난해 6월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었다. 한국은 당시 이란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에게 ‘주먹감자’ 모욕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은 박주영(알 샤밥) 대신 이근호(엘 자이시)를 최전방에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번 중동 2연전에서 45분 이상 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며 “요르단전에서 뛰지 않은 선수들이 많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했던 이청용과 손흥민(레버쿠젠) 등을 적극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이긴다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란#슈틸리케#아자디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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