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순국선열들이 웁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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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이봉창… 고귀한 희생 덕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건만…

17일 순국선열의 날, 알고 계셨습니까 ‘제75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은 17일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 강당에서 순국선열유족회와 광복회 회원들이 학생들과 함께 태극기를 손에 쥐고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7일 순국선열의 날, 알고 계셨습니까 ‘제75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은 17일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 강당에서 순국선열유족회와 광복회 회원들이 학생들과 함께 태극기를 손에 쥐고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7일 ‘제75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일제강점기에 광복을 외치며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의 위훈을 기리는 이날은 제정된 지 75년이나 됐는데도 아직 일반인에게 낯설다. 특히 학계에서는 순국선열을 15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독립운동가들의 위패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 내 현충사에는 2835위의 위패만 모셔져 있을 뿐이다.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제대로 모셔지지 않은 채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현충사 앞뜰에서는 ‘대한민국순국선열·애국지사 영령 추모제’가 열렸다. 순국선열유족회와 ROTC중앙회가 주최하고 광복회가 주관한 행사다. 이날 추모제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독립운동가 후손 및 보훈단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민의례 이후 김시명 순국선열유족회장과 박유철 광복회장, 최용도 ROTC중앙회장이 제관(祭官)이 돼 선열들에게 차례로 헌작(獻爵)을 했다. 박 회장은 “죽음을 불사한 영령들의 의로운 투쟁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했다. 그들의 희생정신은 광복 조국의 초석이 되었다”고 제문(祭文)을 올렸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국가보훈처 주최로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열렸고, 부산 대구 인천 경기 등에서도 광복회 시도 지부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렸다.

전국 곳곳에서 기념식이 열렸지만 순국선열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 순국선열의 날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1905년 11월 17일)을 잊지 않기 위해 1939년 순국선열공동기념일을 제정한 게 기원이다.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공포했지만 아직도 이를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현충사에 위패가 있는 순국선열 2835명의 후손 가운데 유족 보상금을 받는 후손은 26%(734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후손들은 생사도 파악되지 않았다. 순국선열들의 후손들이 만든 순국선열유족회는 법정 보훈단체로 지정돼 있지 않아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한 채 재정난을 겪고 있다. 광복 후 생존 인물들이 중심이 돼 구성됐던 광복회가 정부 지원 속에 독립유공자 추모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순국선열유족회 김시명 회장은 “월간지 ‘순국’의 발행 수익과 회원들의 회비를 통해 어렵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충사(약 179m²)가 협소해 새로운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 “순국선열을 모신 현충사를 신축하고 아직 발굴하지 못한 순국선열들을 찾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우리의 정신적 지주로 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순국선열의 날#기념행사#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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