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게임SW 이용하다 간첩 포섭된 30대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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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1억6000만원 北공작원에 송금… 정찰총국에 조달청 입찰자료 넘겨
좀비PC 확산 프로그램 뿌리기도

북한 공작원에게 조달청 전자입찰 자료와 온라인 게임 불법사업 수익금 등을 넘겨준 장교 출신 30대 남성이 간첩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목적수행 간첩 예비음모, 특수 잠입 탈출, 회합 통신 등) 혐의로 전모 씨(37)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전 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중국 선양과 단둥 등지에서 5차례에 걸쳐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e메일을 통해 지령을 받아 조달청 전자입찰 교육자료 등을 수집,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온라인 게임 자동사냥 프로그램인 일명 ‘독도’를 운영, 판매해 얻은 수익금 1억6000만 원을 조선족 환치기상을 통해 북한 공작원에게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 씨는 이 자동실행 프로그램 사업을 하다가 국내 프로그램의 절반 가격인 북한의 프로그램을 입수하면서 북한 정찰총국 소속의 공작원과 접촉하게 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 씨는 이 과정에서 좀비 PC 확산, 카지노 폐쇄회로(CC)TV와 펀드회사 해킹, 특정 회사 보안망 침투 사업 등 추가 범행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좀비 PC로 만드는 악성 프로그램을 북한 공작원에게 받아 2012년 1∼3월 블로그 광고업체를 활용해 무차별로 인터넷에 배포했다.

전 씨는 경찰에서 “북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동되다가 갑자기 잘 안돼 문의하니 북측에서 금전 외에 자료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또 전 씨는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의 탈북자 명단과 국내 조달청의 내부 서버 인터넷주소(IP) 등을 수집하라는 지령을 받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군단(ROTC) 장교 출신인 전 씨는 자녀 4남매를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리다 북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씨가 중국을 방문해 접촉한 공작원을 ‘이호남’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호남은 옛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대북 공작원으로 알려진 흑금성 활동 문건에도 등장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의정부=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간첩#공작원#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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