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엿보기] 문용관 감독 “배구를 눈과 발로 하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6시 40분


문용관 감독-신영철 감독-신치용 감독-김종민 감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문용관 감독-신영철 감독-신치용 감독-김종민 감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 남자배구 감독들의 스타일

신영철 감독 ‘수비와 서브리시브’ 강조
신치용 감독 ‘이해력·센스’ 높이 평가
김종민 감독 ‘코트에서의 책임감’ 주문

배구는 코트에서 뛰는 6명의 선수가 온 몸을 사용해 3번의 기회동안 공을 코트 바닥에 떨어트리지 않고 네트 건너편에 넘기는 게임이다. 네트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키가 크면 유리하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서브 리시브 토스 공격 수비 등 배구를 구성하는 기본 카테고리에서 감독들이 중점을 두는 것은 각자 다르다. V리그 경기 타임아웃 시간에 벤치에서 내리는 작전 지시를 유심히 들어보면 감독들의 배구관이 잘 나온다.

● 문용관 감독 “눈과 발”…신영철 감독 “수비와 서브리시브”

LIG손해보험 문용관 감독은 “배구를 눈과 발로 하라”고 자주 말한다. 우선 눈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빠른 발로 움직여야 공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고 작전지시 때 강조한다. 그동안 LIG의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수비와 서브리시브였다. 이를 위해서는 눈이 먼저 공을 보고 빠른 발로 공을 따라가서 몸의 중심에서 안정된 자세로 잡아야 수비의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도 받는 것에 방점을 둔다. 수비로 얼마나 잘 걷어서 올리느냐가 배구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배구는 공중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전도 있다. 위에서 하는 배구보다는 밑에서 하는 배구가 승리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밑에서 하는 배구는 당연히 수비와 서브리시브다. 수비 배구의 감독들은 ‘배구가 하나(받고) 둘(연결해서) 셋(공격하는)의 경기지만 하나 둘이 되지 않으면 셋은 없다’고 주장한다.

● 신치용 감독 “몸보다 머리”…김종민 감독 “책임감이 최고”

몸보다는 머리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배구 이해력’을 말한다. “6명의 선수가 좁은 코트에서 돌아가면서 전위 후위로 플레이를 하다보면 상대가 무엇을 할지 빤히 보인다. 이럴 때 이해력이 좋은 선수는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사전에 준비한다. 그런 것이 배구 이해력이다”고 했다. 신 감독은 배구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도 높이나 체격이 아니라 머리와 센스라고 했다. 항상 몸이 약해 속을 태우지만 류윤식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배구는 상대와 몸싸움이 없는 스포츠다. 격렬하게 몸을 움직일 이유도 없다. 나이를 먹어도 어느 정도의 체력만 된다면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발을 이끄는 눈과 머리가 있기 때문이다. 감독들이 자주 말하는 리딩 능력의 중요성이다. 상대를 읽고 먼저 움직이면 아무리 키가 작아도 블로킹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의 베테랑 센터 이영택, 한국전력의 40대 센터 후인정 방신봉, 삼성화재의 고희진 등이 그런 플레이를 자주 보여준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배구를 책임감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작전지시 때도 그런 표현을 자주 쓴다. 중요한 순간 누구에게 공을 보낼 때 꼭 ‘책임’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코트에서 각자가 맡아서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책임을 져주면 6명이 내는 시너지 효과는 6이상이라고 믿는다. 책임은 꼭 공격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애매모호한 지역에 공이 떨어질 때 내가 먼저 책임감을 가지고 수비하려고 움직이는 선수가 많은 팀이 강팀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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