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이 주시한 것은 양현종의 체인지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6시 40분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부상위험 적고 패스트볼과 메커니즘 동일
ML스카우트 “변화구 구사 능력 좋은 점수”

양현종(26·KIA·사진)이 공식 포스팅 요청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작한 17일. 제주도에서 kt의 마무리훈련을 이끌고 있던 조범현 감독은 옛 제자에 대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한다. 올해 안정적인 메커니즘으로 공을 던지면서 훨씬 더 구위가 좋아졌다. 변화구의 완성도를 높인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 오늘의 양현종 뒤엔 조범현 감독이 있었다

김광현(26·SK)과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 국내에서는 김광현이 한 발 앞서있다고 전망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아직 모든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 및 입찰후보 구단의 면모를 살펴보면 흥행 면에서 양현종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과연 누가 더 선발투수로 결점이 없냐는 메이저리그의 관점과 제3의 변화구의 경쟁력이 있었다. 조 감독은 KIA 사령탑 시절인 2008년 아직 덜 다듬어진 유망주였던 양현종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며 경험을 쌓게 했다. 그해 5패 5홀드 방어율 5.83을 기록했지만 시즌 종료 직후 “내년 시즌 넌 무조건 선발이다. 9월부터 당장 몸을 만들자”고 말했다. 양현종은 이듬해 12승 5패 방어율 3.15로 활약했다. 조 감독은 “몸이 유연하고 근육도 야구에 적합했다. 무엇보다 탐구력, 끝없이 자기를 발전시키려는 자세가 좋았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였지만 슬라이더와 함께 또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는 변화구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캠프에서는 김시진 전 롯데 감독을 졸라 컷 패스트볼을 배우기도 했다.

2014시즌 양현종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와 함께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으로 자주 승부했다. 빠른 공을 던져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의 투수지만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어 범타를 유도하며 투구수를 절약해 경제적으로 많은 이닝을 던지려는 의도였다. 방어율, 승수 보다는 스스로 “등판 할 때 마다 불펜 투수들이 쉴 수 있는 경기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첫 번째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는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 ML 스카우트들은 양현종의 체인지업에 주목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주목한 부분도 체인지업이다. 강력한 직구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변화구는 체인지업이다. 부상위험이 적고 패스트볼과 투구 메커니즘이 똑같다는 장점도 있다. 김광현에 대한 최대 포스팅 금액이 200만 달러로 기대 이하였던 점은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투수라는 점이 가장 컸다. 메이저리그에서 제3의 변화구 없이 선발로 성공하기는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양현종은 김광현에 비해 경기장에서 직접 투구 모습을 본 스카우트나 팀 관계자가 많지 않지만 많은 구단들이 훌륭하게 분석된 데이터를 모두 구매했다. 김광현에 비해 투구 폼이 더 간결하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난 점이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어차피 미국에서 평균 구속 140km 후반은 무시무시하게 빠른 공을 던지는 수준으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0개 구단에 포스팅 사실을 알렸고 앞으로 나흘 이내에 최고 입찰 금액이 KBO로 돌아온다. 미국 현지 언론은 뉴욕 양키스, 보스턴, 시카고 컵스 등의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리조나 스카우트가 양현종의 성격 등 그라운드 외적인 부분의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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