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펜션 화재 희생자 4명, 바비큐장 출입문 앞서 서로 껴안은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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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1월 17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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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펜션 화재. 사진 = 동아일보 DB
담양 펜션 화재. 사진 = 동아일보 DB
담양 펜션 화재

전남 담양군 대덕면 한 펜션의 바비큐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학생 등 4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희생자들 각자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5일 오후 9시 45분경 전남 담양군 대덕면 H 펜션 바비큐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남 나주 동신대 1학년 고모 씨(19·여)와 정모(30), 송모(35), 류모 씨(40) 등 4명이 숨졌다.

희생자 4명은 바비큐장 출입문 바로 앞에서 서로를 껴안고 질식해 숨진채 발견됐다. 맨 아래에 깔려 있는 이는 고 씨였다.

한 생존자는 “대학 동아리 선배들이 쓰러져 있는 여자 후배를 마지막까지 구해내려다 변을 당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숨진 정 씨는 내년 1월 중순 오래 사귀어온 연인과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정 씨의 사촌형(36)은 “동생은 동아리 선후배 간 우의가 참 돈독하고 의협심과 배려심이 남달랐다”며 “동생이 불길을 피하기보다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을 내던진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정 씨는 고 씨를 온몸으로 감싼 채 숨져 있었다. 동아리 초창기 멤버인 류 씨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 모임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화재가 발생할 당시 펜션에는 동신대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선후배 등 26명이 있었다. 여학생 6명을 포함한 재학생 13명과 졸업생 8명, 가족 5명 등이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화재 당시 바비큐장에는 17명이 있었고 나머지는 방에서 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희생된 4명 외에 광주 모 구의회 의원인 펜션 실소유주 최모 씨(55)와 김모 씨(30) 등 3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김 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며, 경상자 3명은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바비큐장의 바닥은 목재고 벽면은 샌드위치 패널(스티로폼을 가운데에 두고 얇은 철제로 만든 건축용 판)로 지어졌다. 억새로 엮어 올린 지붕에서 바닥까지 높이는 2.5m에 불과했고, 벽면에 미닫이 형태의 창문들이 있었지만 출입문은 단 1개였다.

담양소방서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은 열이 가해지면 철판이 벌어지면서 안에 있는 스티로폼이 타 유독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비큐장 안에는 소화기는 물론이고 간이 스프링클러나 비상조명등 비상벨 등 그 어떤 소방장비도 없었다.

한 생존 학생은 “불판 아래 숯불의 불이 거세게 올라오자 누군가가 불을 끄려고 물을 부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숯불을 받치고 있는 기름받이 공간에 고인 고온의 고기 기름에 물이 닿자 기름에 섞인 불티가 지붕으로 튀어 오르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담양 펜션 화재 소식에 누리꾼들은 “담양 펜션 화재, 정말 안타깝다” “담양 펜션 화재, 원인 철저히 조사해야” “담양 펜션 화재,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담양 펜션 화재. 사진 = 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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