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딘 원톱, 허전한 중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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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요르단에 이겼지만…
최전방 박주영 존재감 못보여줘… MF도 기성용 뺐더니 조마조마
18일 이란전 실험 계속될지 관심

깜짝 생일 파티 이란과의 평가전을 위해 수도 테헤란에 도착한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5일(현지 시간) 숙소에서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선수단은 이날 60번째 생일을 맞은 감독을 위해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깜짝 생일 파티 이란과의 평가전을 위해 수도 테헤란에 도착한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5일(현지 시간) 숙소에서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선수단은 이날 60번째 생일을 맞은 감독을 위해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40년 만의 승리를 노리는 이란 원정경기(18일)에서도 요르단전에서의 실험은 계속될 것인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에 터진 한교원(전북)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말로는 “만족스럽고 공정한 결과였다”고 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 감독은 “대등한 경기였다”며 한국이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이 경기에서 눈에 띈 점은 우선 박주영(알 샤밥)의 출전이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4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박주영은 선발로 나서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의 마지막 패스에서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박주영의 전반적인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4-1-4-1 전형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박주영은 묵직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움직임은 날카롭지 못했고 슈팅도 단 한 차례에 그쳤다. 이 때문에 박주영이 18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드필더진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배제한 것도 요르단전의 특징이었다. 기성용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빼고 한국영(카타르 SC)에게 중책을 맡겼다. 기성용 없는 미드필더진의 조합을 실험해 본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4-1-4-1 전형에서 최전방 공격수 뒤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남태희(레퀴야), 조영철(카타르 SC) 등을 배치하고 김민우(사간도스)와 한교원을 측면 날개로 세웠다. 그 뒤에 한국영을 배치했다.

이 조합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공격적인 성향의 조영철과 남태희가 전진하면서 한국영 혼자 미드필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미드필드에서의 공백이 커지면서 대표팀은 중원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고 이 때문에 압박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한국영은 적극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기성용처럼 재치 있는 전진패스와 넓은 시야로 적재적소에 공을 배달하는 능력은 아쉬웠다. 조영철과 남태희도 공격적인 능력은 뛰어났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한 중원 장악 능력은 미흡했다.

이란과의 남은 평가전이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실전인 만큼 슈틸리케 감독이 이란전에서는 기성용을 기용하거나 포메이션을 바꾸어 마지막 조직력 점검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 55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과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1974년 첫 이란 원정에 나선 이후 이란 원정 경기에서 2무 3패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슈틸리케호#요르단#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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