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명이 동시에… 축제가 된 김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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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김장문화제 개막
사흘간 13만 포기, 양념만 60t… 소외이웃 2만여 가구에 ‘사랑 배달’
주부-학생-직장인들 서울광장 북적

한국 전통문화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김장문화’를 소재로 한 ‘2014 서울김장문화제’가 14일 오후 광화문광장-청계광장-서울광장을 있는 세종로 일대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서울시 주최, 동아일보·채널A 후원, 한국야쿠르트 주관으로 마련된 사상 최대 규모의 김치 담그기 행사로 올해 처음 열렸다. 서울시는 김장문화제를 세계 3대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

김장문화제는 ‘천만의 버무림, 대한민국 김장의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나눔·전시·체험·장터&먹을거리·문화’ 등 5개 분야 20여 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일요일인 16일까지 이어진다.

행사장에는 아직 김장김치를 담그지 못한 주부와 전통 김장문화를 보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양복 차림의 직장인에서부터 장바구니를 든 주부, 교복차림의 학생,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 중절모를 쓴 노년 신사에 이르기까지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도 김치만큼이나 다양했다. 특히 홍어김치 등 전국 각 지역의 전통 김치와 김장 재료를 20% 이상 싸게 파는 태평3일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로 북적였다. 주부 이태숙 씨(53)는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먹는데 김장문화제가 열린다고 해서 남편과 함께 보러 왔다”며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김치들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천만의 버무림, 김장나눔’ 행사. 노란색 유니폼에 빨간 앞치마를 두른 야쿠르트 아줌마(1000명)와 시민봉사단(1000명), 일반인 참가자(300명) 등 모두 2300명이 서울광장 한복판에서 초대형 하트를 연출해가며 김치를 담갔다. 이 행사는 한날 한 장소에서 김치를 담그는 행사 중 최대 규모다. 배추·무·파(충남 논산)와 젓갈(충남 논산 강경), 천일염(전남 신안) 등 김장 재료는 모두 지역 특산품만 사용했다.

행사가 열리는 3일 내내 시민과 단체, 기업 등 자원봉사자, 주한미군, 외국인 유학생, 외국인 관광객 등 9000여 명이 무려 13만 포기(265t)의 김치를 담근다. 양념 무게만 50∼60t에 달한다. 이렇게 담근 김치는 10kg(5포기 내외)씩 포장돼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와 푸드뱅크를 통해 홀몸노인 등 2만5000여 가구의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된다. 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에게 갓 담근 김치를 전달해 아픔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개막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장현 광주시장, 정세균 국회의원, 김혁수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를 비롯한 32개국 대사 등이 참석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배추와 무, 파, 양념을 버무렸다.

박 시장은 “김장문화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나눔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김장문화를 새롭게 조명하고 재창조해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와 축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dalsarang@donga.com·황성호 기자
#서울#김장문화제#인류무형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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