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베테랑 檢수사관이 쓴 ‘속임수 손자병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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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속는 사람의 심리코드/김영헌 지음/304쪽·1만4800원·웅진서가

A 씨는 영화 티켓을 구매하며 이벤트 행사로 받은 스크래치 복권에 덜컥 당첨됐다. 당첨 내용은 제주도 2박 3일 숙박 이용권과 48시간 렌터카 무료 이용권. 기쁜 마음에 이벤트 주관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고, 여행사 직원은 “제세공과금 9만9000원을 보내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A 씨는 ‘웬 떡이냐’며 바로 입금을 했지만, 부푼 기대도 잠시뿐이었다. 여행사는 폐업됐고 직원들은 잠적했다. 며칠 뒤 A 씨는 뉴스를 통해 자신과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무려 2000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저자는 20년간 검찰 수사관으로 일하며 숱하게 목격한 사기사건을 통해 각종 사기 수법과 사기꾼에게 속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저자는 사기 수법엔 사람들의 심리적 허점을 파고드는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당신의 골수까지 빼먹을 속임수 심리코드로 ‘욕망’을, 당신을 철저하게 배신할 속임수 심리코드로 ‘신뢰’를, 당신의 영혼까지 추락시킬 속임수 코드로 ‘불안’을 꼽았다. 사기꾼은 별 욕심 없는 사람도 대박을 꿈꾸게 만들고(욕망), 생판 모르는 사람도 믿게끔 만들어 돈을 가로채는가 하면(신뢰), 불안한 마음을 자극해서 사람을 조종한다(불안)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범죄 종류별 국가 순위를 보면 한국은 사기 범죄 1위국이다. 작게는 보이스피싱부터 크게는 거액의 사기까지…. 각종 사기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답한다. “누군가 좋은 제안을 하고 부추길 때 자신의 감정부터 읽어라. 욕망이 솟는지, 불안한지…. 그것이 곧 속임수로부터 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잘 속는 사람의 심리코드#사기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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