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장, 예산 깎았다고 與정무위원장에 서류 내던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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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세금 전쟁’]
장진호-6·25기념사업 삭감 불만

국가보훈처가 내년에 추진하려는 일부 사업과 관련한 예산 삭감 문제를 둘러싸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야 공방이 벌어지면서 소관 부처의 예산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시발점은 12일 정무위 예산소위가 국가보훈처의 내년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장진호전투 기념조형물’을 세우는 데 쓰일 예산 3억 원과 유엔평화공원 내 유적유물구입비 예산 20억 원 등 6·25전쟁기념사업에 관련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

현장에 있었던 일부 의원들은 “이를 안 박승춘 보훈처장(사진)은 13일 정무위 전체회의 시작 전 새누리당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찾아가 서류를 던지고 고성을 지르며 탁자를 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고 전했다. 한 정무위원은 “박 처장이 ‘(해당 사업에 대해) 의원들도 잘 모르고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소란을 지켜본 여야 의원들은 박 처장의 태도가 지나치다고 질타했고 박 처장은 사과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박 처장의 항의에는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야당에 예산 재합의를 요구했다. 유엔평화공원은 6·25전쟁 참전용사나 각국 정상들이 즐겨 찾는 곳인데도 박물관에 전시물이 없어 구입 예산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의결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박 처장 설명을 들어보니 예산을 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불가’ 입장을 밝혔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14일 통화에서 “여당은 다음 달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하면서 이미 여야 합의로 의결한 내용을 뒤집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무위는 17일쯤 전체회의를 열어 보훈처 예산 배정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국가보훈처#예산#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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