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표’ 장원삼, 헐크와 마틴에게 식사 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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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1월 15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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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 스포츠동아DB
장원삼. 스포츠동아DB
“한 해 동안 고생했잖아요.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보내야죠.”

역시 ‘천사표’다. 삼성 장원삼(31)이 외국인투수 릭 밴덴헐크(29)와 제이디 마틴(30)에게 저녁을 샀다. 13일 대구 시내 한 고깃집에서 식사를 하며 한 시즌 동안 동료로서 함께 해준 데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밴덴헐크와 마틴의 가족까지 초대했다. 절친한 1983년생 친구인 안지만과 신용운도 함께 했다.

장원삼은 14일 전화통화에서 “마틴이 오늘 미국으로 간다고 해서 어제 저녁 마틴 가족하고 밴덴헐크 가족까지 불러서 밥 한 번 산 거다. 같은 팀 투수로서 동고동락했는데 고기 한 번 대접해 줘야할 것 같아서 초대했다. 자리는 내가 만든 게 아니고 안지만이 만든 거였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계산은 누가 했느냐’는 질문에 “그거야 뭐, 연봉 많이 받는 내가 슬쩍 가서 했지”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신용운과 마틴은 용인 STC(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함께 재활훈련을 하며 친해졌다고 한다. 마틴은 2월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러닝훈련을 하다 햄스트링을 다쳐서 중도귀국했다. 지난해 말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한 뒤 먼저 용인 STC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던 신용운이 동갑인 마틴을 잘 챙겨주면서 우정을 쌓았다.

장원삼은 “밴덴헐크나 마틴이나 한국이 좋다고 한다. 마틴 가족들은 계속 ‘내년에도 꼭 한국에 오고 싶다’면서 재계약을 바라고 있더라. 헐크는 웬만하면 한국에 계속 있고 싶어 하긴 하던데, 일본구단에서 계약조건이 세게 들어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나. 거기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마음씀씀이가 넉넉하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로 4년간 60억원에 계약한 뒤 홍길동처럼 대구와 청도, 창원, 부산 등 경상남북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곳곳에 기부를 해 ‘기부천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내년에 다시 만날지, 못 만날지 모르는 외국인선수들. 그러나 장원삼은 “평소 잘 못 챙겨준 것 같아 저녁이라도 따뜻하게 한 끼 대접해서 보내주고 싶었다”고 설명하더니 “그런데 마틴 아들이 너무 예쁘니까 고깃집에 온 사람들이 마틴 아들하고 사진 찍느라 난리가 났다. 최고 스타였다. 나하고 사진 찍자는 사람은 한 명도 없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밴덴헐크는 18일 MVP·신인왕 및 개인타이틀 시상식에 참석한 뒤 출국할 계획이다. MVP 후보에 박병호, 서건창, 강정호, 앤디 벤헤켄 등 넥센 선수 4명이 올라 집안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밴덴헐크는 넥센 외 선수로는 유일하게 MVP 후보에 올라 있다. 스스로도 MVP 수상까지는 다소 어렵다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지만, 방어율(3.18)과 탈삼진(180) 2관왕을 차지해 개인타이틀 시상식 무대에는 오를 수 있다. 장원삼은 “헐크가 한국에서 MVP 후보가 되고, 개인타이틀 상을 받는 것 자체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더라. 그래서 시상식에 꼭 참석하고 고향에 간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것만이 전력의 전부는 아니다. 따뜻한 동료애와 서로를 챙겨주는 팀워크. 이것이 진정 삼성의 숨은 힘은 아닐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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