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도 소비 안 느는 이유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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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만가구 가계금융 조사
소득의 21.5% 빚 갚는 데 사용… 가구주 71.8% “원리금 상환 부담”

가구주가 30세 미만이거나 60세 이상인 가계의 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가구의 자산 상위 20%가 자산의 59%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부의 편중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통계청이 전국 2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2014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자산은 평균 3억3364만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1% 증가했다.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7.8%였다.

자산이 늘어난 대신 부채도 늘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599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3% 늘었다. 부채는 금융부채 68.3%(4094만 원)와 임대보증금 31.7%(1900만 원)로 구성된다. 특히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가 1558만 원으로 1년간 11.2%가 늘었고, 60세 이상 가구주 대출도 4372만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1%가 늘었다. 아직 취직을 하지 못한 30대 미만 청년층과 노후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노년층이 빚을 내 생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가구는 71.8%였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전년보다 2.4%포인트 늘어난 21.5%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대, 직업별로는 자영업자가 자산도 많지만 대출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자산의 경우 상위 20%인 5분위 가구 평균 자산은 9억8223만 원으로 전체 자산의 58.9%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전체 자산의 1.7%만을 차지해 계층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지니계수는 0.302로 지난해 0.307보다 낮아 불평등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수로 값이 클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가구의 평균 소득은 4676만 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에 쓴 돈은 2307만 원으로 1년 전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금, 공과금 등 비소비지출이 지난해보다 늘면서 실제 쓸 수 있는 소득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가구주#소비#가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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