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앞서 정광태도 日입국 거부…‘독도 블랙리스트’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4일 1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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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정광태-이승철/동아일보DB
사진제공=정광태-이승철/동아일보DB

가수 이승철이 일본에서 입국 거부를 당한 가운데, 가수 정광태 역시 비슷한 일을 당한 사실이 재조명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독도와 관련된 노래를 부른 뒤 일본 입국이 거부됐다. 차이가 있다면 정광태는 주한 일본 대사관에서 당시 꼭 필요했던 비자 발급 자체를 안 해줘 출국조차 못 했다는 것.

노래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는 14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1996년 일본 정부에 의해 입국이 거부된 경험을 전했다.

그는 "당시엔 일본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했다. 비자 없이는 못 들어갔다"며 "지상파 특집 방송으로 일본에 가려고 했는데, 제가 '부적격자'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부적격자 몰린 이유에 대해선 "(대사관이) 그러한 설명은 잘 안 해줬다. 제가 고함을 지르면서 '대한민국 땅에서 다 나가라.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어떻게 내가 결격사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굉장히 흥분했었다"고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정광태는 비자발급이 안 된 이유가 1994년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발표해서가 아니겠냐고 추정했다. 그는 "이승철 씨의 예만 보더라도, 일본 스스로 역사 왜곡의 핵심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이야 말로 대국적이지 못한, 섬나라 근성을 보여준 것이다. 떳떳하면 이런 식으로 치졸한 방법을 썼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독도 연예인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광태는 "(블랙리스트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한국 연예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연예인에 대해 활동 영역을 축소시킨다"며 "이승철 씨 같은 경우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상이니까, 이를 거부하면 다른 연예인도 독도에 가서 이런 행위를 안 하겠지라고 겁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비자발급 불허 후 정광태는 더욱 독도 알리기에 매진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에 독도를 알리고 실천적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것을 더 열심히 했다. 지금까지 독도만 수십 번 갔다 왔다. 올해만 5번 갔다 왔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정광태는 "이 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 정부의 독도 정책에 모순이 있어서다. 작은 허점이라도 비집고 들어와 판을 흔드는 일본의 책략에 대한민국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독도에 대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내놔야, 제2의 이승철 씨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보류 중인 독도 방문객의 안전과 시설물 관리를 위한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승철의 소속사 진앤원뮤직웍스에 따르면 이승철은 9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약 4시간 억류됐다가 입국 거부당해 귀국했다. 소속사는 "이승철이 8월 독도에서 통일송 '그날에'를 발표한 것에 대한 표적성 입국 거부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외교부는 11일 일본 당국에 이승철의 입국 거부에 대해 항의했다. 일본 측은 이번 일이 독도와는 무관하다며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섰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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