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기부하는 사람들 “따뜻함을 주세요!”

  • 입력 2014년 11월 14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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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바람이 제법 차다. 두툼한 외투를 걸쳤음에도 몸이 으스스 떨려왔다. 가을도 이렇게 가는구나. 이맘때쯤이면 우리는 월동준비에 나선다. 두꺼운 옷을 꺼내놓고, 보일러를 점검하고, 겨울용 이불을 준비한다.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줄 누군가를 그 어느 때보다 바란다.

사람의 체온, 온기가 필요한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는 나보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하다.

EDITOR 김효정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길이 많다. 계속된 전쟁으로 아이들은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전쟁터에 나가고, 오염된 물 한 모금도 소중한 식수부족 국가의 사람들, 빈곤으로 아이에게 물릴 젖이 나오지 않아 피눈물을 흘리는 부모 등.

‘시대가 어느 땐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전쟁, 기아, 환경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내 이웃의 어려움도 굽어보기 어려운 세상에, 지구의 반대편 이들을 위해 선행에 동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부도 마찬가지. 대부분의 이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기부를 어렵게 여긴다. 게다가 ‘나와 내 가족 건사하기도 힘든데, 누구를 도와’라는 생각도 허다하다.

그러나 삶에 여유가 있다고, 많이 가졌다고 해서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습관이다. 사회 초년생 때 저축을 안 하던 사람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돈을 더 많이 벌게 되면, 저축을 시작할 거야”라고 이야기한다.

돕는 일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이라는 생각은 ‘나중에도 안 하겠다’라는 현실이 되어버리곤 한다. 이제부터라도 이런 생각들을 조금씩 바꾸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아이스버킷챌린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들 사이에서 얼음물을 머리 위로 끼얹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졌다. 이는 ‘아이스 버킷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라는 캠페인으로 미국 루게릭병협회(ALS)가 루게릭 환자들을 돕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자선활동의 일환이다.

이미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등 해외 팝가수들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배우 조인성, MC 유재석, 에이핑크 정은지 등 수많은 스타가 동참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아이스버킷챌린지’와 함께 자선모금행사에도 참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 캠페인은 차가운 얼음이 순간적으로 몸에 닿게 될 때 느껴지는 고통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근육 수축의 고통과 유사해 이를 체험해보고자 시작된 운동이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으로 근육이 말을 듣지 않아 결국 숨도 쉬지 못하고 3~5년 사이에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10년 이상 살기도 하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세계적인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ven Hawking) 박사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500명의 루게릭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판 위아더월드, ‘Talk about Love’

최근 배우 김수로, 최다니엘, 김정훈, 여진구 등과 가수 바비킴, BMK, 서문탁, 옥주현, 서인영, 윤하, 울랄라세션 등의 참여로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노래 ‘Talk about Love’가 탄생했다. 작곡가 윤일상이 작사·작곡을 맡은 ‘Talk about Love’는 70여 명의 한국 연예인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제작한 노래다.

본 프로젝트는 국제구호기관 소통을위한젊은재단(W재단)과 환경TV가 공동으로 기획·주관한 것으로 지난 10월 11일 멜론, 벅스, iTunes 등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음원에 대한 수익금 전액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말라위 지역 아이들을 돕기 위해 사용된다. 음원 구매만으로도 아프리카 아이들을 도울 수 있으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상상해봐. 만약 우리가 반대편에서 살아간다면 그들과 삶이 뒤바뀐다면… 우리에게는 너무 흔한 물 한 방울이 그들에겐 다시 살 수 있는 힘과 고통을 이길 희망” - 노래 ‘Talk About Love’ 中


소아암 어린이들의 슈퍼 히어로

가수 이승환은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14년째 열린 ‘차카게살자’ 콘서트의 수익금으로 소아암 어린이를 돕고 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 10월 11일에도 올림픽공원에서 자선콘서트를 열었다.

그가 차카게살자 기금으로 지난 2013년까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후원한 금액은 약 5억2천만 원으로, 소아암 어린이 치료비 지원, 소아암센터 설립기금 전달 외 소아암 어린이 완치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왔다. 이와 함께 이승환 팬들의 정기후원 참여나 헌혈증 기부 등으로 모아진 기금은 매년 나눔의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


당신, 지금 행복한가요?

어떤 책에서 그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오늘 하루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나 아닌 타인을 기쁘게 해주려 노력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은 나와 관련 없는 삶에 관심이 없다. 에디터만해도 자기중심적으로, 너무나도 이기적으로 살아온 지 30년이 넘었다. 20대 때는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잘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자신에게 이렇게 묻는다. ‘행복하니?’ 하루에도 수십 번을 되묻는 질문에도 명쾌한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빈 몸으로 태어나 홀로 가는 삶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항상 누군가가 함께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말에 이제는 조금씩 고개가 끄덕여진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인 줄도 모르겠다. 좀 더 넉넉해지고 따뜻해지기 위해 우리는 사랑을 나눈다.

2010년 자선·구호재단 갤럽 공동조사에 따르면, ‘2010년 세계 기부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53개국 중 81위를 기록했다. 기부액수가 아니라 기부 활동에 초점을 맞춘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인구대비 27%의 기부율을 보인 것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비율로 조사된 우리나라의 기부지수는 일반인의 참여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헤아려진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쉽게 기부에 참여할 방법은 없을까? 기부라고 해서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으로도 누군가를 위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부

빅워크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일 걷는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걷지 못하거나 걷기 위해 큰 노력을 해야 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빅워크’는 걷기가 어려운 신체장애우를 돕는다. 빅워크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실행버튼과 ‘START’ 버튼을 누르고 난 후 걷기만 하면 된다.

사람들이 10m를 걸을 때마다 1noon씩(1원) 적립이 되는데, 이 기부금은 초록 어린이 재단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빅워크는 기부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앱을 실행한 뒤 걸으면 시간과 거리, 칼로리의 소모량까지 표시되며 이동 경로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록은 네이버 건강정보시스템과 연동된다.


트리플래닛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나무를 심고 기르는 게임인 ‘트리플래닛’으로 눈을 돌려보자. 트리플래닛은 게임을 통해 기른 나무를 숲이 부족한 국가에 기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세계적으로 해마다 600만 헥타르의 면적에 사막화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숲이 필요한 야생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있다. 물 부족 현상과 지구온난화, 황사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트리플래닛은 이런 사막화 현상을 막고 지구의 환경을 되살리기 위해 세계 각국에 나무를 심는다.

트리플래닛에 후원하는 기업은 물뿌리개나 비료 등 게임 내 아이템에 로고를 붙여 기업 광고를 진행한다. 사용자가 게임에서 구매하는 유료 아이템 수익금도 숲 조성비로 사용된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현지 NGO단체에 보내지고 이는 묘목을 구입해 나무를 심는 데 사용된다.

숲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은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게재되고 이와 관련된 각종 정보는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들에게도 전달된다. 이 밖에도 팬들의 후원을 받아 연예인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스타 포레스트’ 역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도너도넛

집에 쓰지 않는 중고물건이 많아 처치 곤란이라면 도너도넛을 이용해 기부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도너는 기부자, 도넛은 기부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쿠폰, 물품, 재능 등 다양한 것들을 기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있다면 그것의 사진을 찍어 올리고 본인이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면 되는데, 판매금액 전액이 기부된다. 도너도넛이 후원하는 8개의 사회복지단체나 판매자가 후원하고 싶은 캠페인을 지정한 후 기부를 하면 된다.

기부내용은 SNS로 공유되고 판매자, 구매자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본인이 직접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면 상품이나 할인쿠폰을 이곳에서 판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간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게 홍보까지 가능하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취재 김효정 기자(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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