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눈물 한그릇… 땀 한접시 ‘3000원의 식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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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지연씨 여덟 번째 개인전… 15일부터 전주 ‘서학동 사진관’서

김지연 씨의 작품 ‘막걸리 1병 2000원. 완주’
김지연 씨의 작품 ‘막걸리 1병 2000원. 완주’
사진가 김지연 씨(66)의 시선은 사라져가는 것이나 낡은 것들을 고집스럽게 향해 있다. 옛것들에 대한 추억이나 감상에 그치지 않고 역사의 발자취와 민중의 삶을 기록하려는 일관된 시선을 고수한다.

그의 여덟 번째 개인전 ‘삼천 원의 식사’가 15일부터 30일까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6-17 ‘서학동 사진관’에서 열린다. 3000원 안팎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국수 국밥 두부 찐빵 막걸리를 받쳐 든 사람들의 사진 30여 점이 걸린다.

그는 “어떤 장사꾼이든 장사를 취미나 재미로 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걸고 매일매일 삶 속에서 투쟁한다. 서민 생활의 기본적인 물가 단위가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각인되는 숫자인지, 세월이 지나면 어떤 무게로 기억될지 알고 싶다. 그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서민들의 삶의 무게며 단위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02년 ‘정미소전’을 시작으로 ‘근대화상회’ ‘시골 이장’ ‘이발소’ ‘묏동(무덤)’ ‘낡은 방’ 등 익숙하지만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을 사진에 담아왔다.

2006년 전북 진안의 문 닫은 정미소를 사들여 꾸민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를 2012년까지 운영했다.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을 찍어 주고 집집마다 안방 액자에 걸린 빛바랜 가족사진과 ‘진안군 졸업사진첩’ 등을 전시해 지역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나누는 문화공간으로 꾸려 나갔다. 지난해 3월에는 전주교대 후문 근처 오래된 한옥을 고쳐 서학동사진관으로 개관했다. 현실에 뿌리 내린 기록성 있는 사진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15일 오후 5시 오픈행사 때 새로 펴낸 사진집 ‘한국사진가 10선’(눈빛출판사) 출판기념회도 연다. blog.naver.com/jungmiso77, 063-905-2366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서학동 사진관#전주#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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