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모비스-우리은행, 비결은 ‘시스템 농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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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경기 후유증 없이 남녀리그 선두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이 공통점… 감독 없어도 프로그램 따라 움직여

올 시즌 남녀 프로농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51)과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43)은 지난달 끝난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남녀대표팀 감독을 맡아 나란히 우승으로 이끌었다. 위 감독은 모비스에서 선수로 뛸 때 유 감독의 지도를 받은 사제 관계이기도 하다. 아시아경기 때 회식도 자주 했던 이들은 당시 시즌 걱정이 많았다. 소속팀을 5개월 가까이 비운 데다 주전 선수들이 오랜 대표팀 차출로 체력 저하가 염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비스와 우리은행이 시즌 초반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시아경기 후유증은 기우였던 셈이다. 모비스는 최근 8연승을 질주하며 1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시즌 개막 후 유일하게 1패도 없이 3연승을 달렸다. 모비스와 우리은행 모두 챔피언결정전 3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모비스와 우리은행의 상승세는 사령탑 공백에도 두 감독이 오랜 세월 구축해둔 시스템에 따라 시즌 준비를 착실하게 한 덕분이다. 두 팀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이 강점이다. 유 감독은 “김재훈, 조동현 코치가 프로그램에 따라 팀을 잘 만들어뒀다. 다른 팀의 전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전주원 코치까지 대표팀에 나가 있었지만 중고교 코치 경험이 풍부한 박성배 코치가 기초 체력을 잘 다져놓았다. 우승을 통해 선수들의 위기관리 능력도 커졌다”고 했다.

유 감독과 위 감독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플레이를 지양한다. 모비스는 올 시즌 17.3개의 팀 어시스트와 8.6개의 팀 가로채기로 두 부문 모두 1위에 올라있다. 톱니바퀴 같은 팀워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적이다. 모비스는 평균 득점과 실점 차이가 7.6점으로 10개 구단 중 역시 1위에 오를 만큼 고효율을 자랑하고 있다. 모비스와 우리은행은 외국인 선수도 다른 선수와의 조화와 인성을 감안한 선발로 효과를 보고 있다. 고참 양동근(33·모비스)과 임영희(34·우리은행)는 대표팀 차출에 따른 컨디션 저하에도 특유의 성실성과 근성으로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두 감독은 “아시아경기를 치르고 나니 시즌을 마친 것 같은 허탈감이 몰려왔다. 뭔가 새로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잘해줘 동기 부여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프로농구 KT는 12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84-60으로 이겨 8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인천에서는 전자랜드가 SK에 73-86으로 패해 9연패에 빠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모비스#유재학 감독#우리은행#위성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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