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의 130년 생존 비법은 스피드와 간소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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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마케팅책임자 컴스톡 사장

미국 상장 기업 중 가장 오래된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설립 13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1878년 토머스 에디슨이 세운 전기조명 회사에서 출발해 항공, 헬스케어, 운송, 에너지 관리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며 글로벌 인프라 기술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GE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베스 컴스톡 사장(사진)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GE가 오랫동안 혁신해온 비결은 스피드와 간소화(Simplification) 전략”이라며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변화의 흐름을 빨리 파악했던 게 혁신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 수준이 높아질수록 제품 개발에 너무 오랜 시간을 투자하거나 불필요한 기능까지 넣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며 “2012년 새 경영 기법인 ‘패스트워크스(Fastworks)’를 도입해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과감히 줄였다”고 강조했다.

패스트워크스는 신속하면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사내기업가정신(Intrapreneurship)을 고취하고 벤처기업 같은 민첩성을 갖춰 시장과 고객에게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컴스톡 사장은 속도를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가 직원들에게 ‘과거에 했던 방식대로만 해야 하는 건 아니다’란 인식을 심어주고 업무의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이 자리 잡으면 부서 간 협력도 쉬워지고 더욱 빠른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컴스톡 사장은 GE의 미래 성장과 혁신전략 수립 업무를 맡고 있다. 2005년 GE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발표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환경 관련 사업)’, 2009년의 ‘헬시매지네이션(Healthymagination·헬스케어 관련 사업)’ 등 중요한 시책을 짜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는 앞으로 GE의 성장 방향에 대해 “물리적인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만나는 지점이 GE의 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며 “GE가 데이터 분석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GE벤처스 사장을 겸직하면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담당하고 있는 컴스톡 사장은 한국 대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스타트업은 투자받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대기업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지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대기업들은 ‘작은 기업들에도 배울 점이 있다’는 신념을 갖고 충분한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대기업 방식만을 고집하다 보면 스타트업의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GE는 해외에서도 스타트업과 성공적으로 협력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GE는 지난해 4월부터 일반인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플랫폼 벤처기업 ‘쿼키’와 협력하고 있다. 쿼키는 한국 정부가 만든 ‘창조경제타운’의 롤모델이다. 컴스톡 사장은 “첨단 제조 분야에서 쿼키와 협력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배워가고 있다”며 “헬스케어, 에너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컴스톡#CMO#패스트워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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