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섬유기관 R&D, 성과 적고 중복 많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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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구 市의원 수익창출 미흡 지적
“연구분야가 기업현장선 외면받고 지원받은 기업도 효과 높지 않아
기관 특성 살리고 협력해야 재도약”

대구 지역 섬유기관들의 연구개발이 중복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슈퍼섬유융합소재센터를 설립한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대구시 제공
대구 지역 섬유기관들의 연구개발이 중복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슈퍼섬유융합소재센터를 설립한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대구시 제공
대구지역 섬유기관의 연구개발 중복을 개선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 김원구 의원에 따르면 대구 서구에 있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2012년 41억 원을 들여 헬스케어(건강관리) 섬유 소재와 제품을 개발했지만 수익 창출 성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발한 슈퍼섬유 아라미드섬유의 폐기물 재활용 사업은 3억9000여만 원을 들였지만 수익은 2000여만 원에 불과했다.

이 연구원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산 86억여 원을 투입해 대구지역 섬유 관련 연구개발과 기업 지원 업무 등 연간 평균 130여 건을 수행했지만 중소기업이 요청해 연구한 사업은 27건에 그쳤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2012년 메디컬(의료) 섬유 소재와 제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새로운 섬유 영역을 개척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의원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연구 분야가 기업 현장에 필요하지 않거나 기술력이 높지 않아 외면받는 실정”이라며 “지원받은 기업들의 매출도 연구 예산에 비해 크지 않거나 효과가 낮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이텍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도 비슷한 사정”이라며 “관련 예산을 철저히 검증하고 대구시와 해당 기관에 개선 방안을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섬유업계 안팎에서는 대구지역 섬유기관들이 슈퍼섬유와 산업용, 스마트(지능형) 섬유 개발 등에 앞다퉈 나서면서 사업 중복과 연구력 낭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연구기관이 특성화와 정체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 의원은 “전통산업인 섬유가 미래 첨단산업으로 발돋움해야 하는 지금 섬유기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원단과 염색 패션디자인 등 각 기관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연구개발 분야를 정하고 힘을 모아야 섬유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섬유기관들이 정부 공모 사업을 통해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섬유기관의 한 간부는 “예산을 지원하는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와 역할 분담 요구가 연구 효율성 향상의 전제 조건이지만 연구원 간 교류를 넓혀 사업을 조정하고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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