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노벨상 수상자보다 그의 前부인이 기뻐한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오늘날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숫자를 위한, 숫자에 의한 행위로 가득 차 있다. 현대를 정보화시대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결국 숫자로 요약된다. 현대를 ‘숫자 정보사회’ 혹은 ‘숫자화 사회’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는 이유다.

특히 세상에 널려있는 수많은 숫자 중에서도 확률은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기예보,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 각종 사고를 당할 확률 등은 우리가 매일 대하는 정보들이다.

일반적으로 확률 개념은 확률을 이용하는 상황이나 관점에 따라 크게 선험적 확률, 경험적 확률, 주관적 확률 세 가지로 나뉜다. 선험적 확률은 경험하지 않고도 이론적으로 미리 알 수 있는 것이다. 동전을 던질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실험하거나 계산하지 않아도 2분의 1이다. 경험적 확률은 오랜 기간에 걸쳐 동일한 상황이나 조건하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비율을 계산한 결과다. 어느 공장에 앞으로 1년 동안 화재가 발생할 확률, 어떤 지역의 소비자가 현대자동차를 구입할 확률, 20대 여성 운전자가 자동차 사고를 낼 확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주관적 확률이란 말 그대로 개인이 어떤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믿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확률이다. 199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시카고대 로버트 루커스 교수의 경험이 주관적 확률의 대표적인 예다.

루커스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을 때 가장 기뻐한 사람은 루커스 교수의 전(前) 부인 리타였다. 이혼 계약에 따라 루커스 교수가 받게 될 노벨상 상금 100만 달러 중 절반을 차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988년 협의이혼 당시 리타는 루커스 교수가 향후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혼계약서에 다른 것은 양보하고 이 조항을 넣었다. 루커스 교수는 자신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인지, 아니면 빨리 이혼하고 싶어서인지는 몰라도 이 조항에 반대하지 않았다. 결국 리타의 ‘합리적 기대’에 바탕을 둔 주관적 확률이 루커스 교수의 주관적 확률보다 더 정확했던 셈이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MBA 주임교수 jhkim6@assist.ac.kr
#노벨상#숫자#정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