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맣게 타들어간 이정훈 감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6시 40분


이정훈 감독. 스포츠동아DB
이정훈 감독. 스포츠동아DB
프로구단 차출거부·심판 편파판정 등 속앓이
21세이하 세계야구선수권 예선통과에도 걱정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21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에서 한국대표팀은 A조 2위로 예선라운드를 통과했다. 이제 본선라운드에서 13일 니카라과, 14일 일본, 15일 호주를 만난다. 그 결과에 따라 16일 예정된 결승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대표팀은 A조 예선에서 홈팀 대만에 1-7로 졌을 뿐 체코(15-5) 이탈리아(12-6) 멕시코(10-0) 뉴질랜드(4-1)를 격파했다. 결과만 보자면 무난하게 달려온 듯하지만 12일 만난 대표팀 이정훈(사진) 감독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 태극마크의 의무감으로 고난과 맞선다!

이 감독은 “경기내용을 들여다보면 단 1경기도 쉽게 넘어간 적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1일 뉴질랜드전만 해도 8회까지 0-1로 밀렸다. 이 감독도 마음 한편으로 체념할 뻔했다. 그런데 9회초 상대팀이 뜻밖에도 투수를 바꿨고, 이 틈을 파고들어 4점을 내 겨우 이겼다. 큰 점수차로 이긴 나머지 3경기도 중반까지 예측불허 흐름이었다.

이 감독이 가장 신경을 쓴 9일 대만전은 에이스 임기준이 6.2이닝 동안 133구를 던져 말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정말 낼 투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23세 이하 선수를 5명 보강했음에도 기존 프로구단들의 소극적 태도로 차출부터 고전했다. 아마추어 선수 배려 차원에서 엔트리 24명 가운데 대학선수가 10명 할당됐는데 아무래도 프로 2군 선수들보다 못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프로 2군 출신 대표선수들도 퓨처스리그가 끝나고 한참 후 소집이라 몸이 안 만들어졌다.

외적으론 심판들의 편파판정도 이 감독을 힘들게 한다. 이 감독은 “경기마다 1번씩은 나와서 항의하는 것 같다. (한국을 떨어뜨려) 대만과 일본의 결승전을 원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일본전에 사활 건다!

악전고투 속에 2위로 본선에 올랐으나 대만은 A조 1위, 일본은 B조 1위로 올라와 있어 한국이 불리하다. 사실상 1패를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한국은 일본을 무조건 잡아야 결승을 바라볼 수 있다.

대표팀 차동철 투수코치는 “니카라과전은 문경찬, 일본전은 임기준을 준비시켜 놨다”고 말했다. 임기준의 어깨에 대표팀의 순위가 가려질 상황이다. 다만 어려운 여건에서 어쨌든 이겨나가고 있기에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 감독은 “아무리 최약체라 해도 대표팀이다. 어떻게든 결승에 올라가보겠다”고 눈빛을 빛냈다. 현역 시절 ‘악바리’로 통했던 그 눈빛이었다.

타이중(대만)|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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