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키워드로 본 넥센 결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6시 40분


넥센은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얻은 게 많았다. 두 번째 가을야구이자 창단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면서 패기와 힘, 그리고 경험까지 장착한 강팀으로 거듭났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넥센은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얻은 게 많았다. 두 번째 가을야구이자 창단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면서 패기와 힘, 그리고 경험까지 장착한 강팀으로 거듭났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1. 염갈량 리더십…뜨거운 눈물로 마침표
2. 4번 박병호·5번 강정호 시즌 92홈런 합작
3. 밴 헤켄·소사 두 용병투수 값진 ‘KS 투혼’
4. 조상우·한현희 큰 경기 부담감 값진 경험
5. 끝내 풀지 못한 4번째 선발투수…숙제로

넥센 히어로즈가 두 번째 가을 잔치를 끝냈다.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에 2승4패로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첫 우승에 대한 도전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라는 무대를 밟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제 넥센은 패기와 힘뿐만 아니라 ‘경험’까지 장착한 팀이 됐다. 넥센의 첫 한국시리즈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 리더십

넥센 염경엽 감독은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데뷔한 지난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아쉽게 패해 분루를 삼켰다. 정규시즌을 2위로 끝낸 올해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그 누구보다 철저하게 준비했다. 빈틈없는 계획을 세워 경기를 운영했고, 선수들에게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절실함도 심었다. 그러나 마지막 두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준우승이 확정된 후 패장 인터뷰 도중 참을 수 없는 눈물도 쏟았다. 초보답지 않은 지략과 배짱을 가진 염 감독에게 우승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 투혼

넥센의 두 용병투수는 팀을 위해 3일 휴식 후 등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헨리 소사는 PO 1차전과 4차전에 등판해 4차전 승리투수가 됐고, 밴 헤켄은 한국시리즈 1차전과 4차전에 나서 역시 4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둘 다 4차전 데일리 MVP. 용병투수들에게 쉽사리 보기 힘든 투혼을 발휘했다. 심지어 밴 헤켄은 한국시리즈 7차전 선발로도 내정돼 있었다. 두 번 연속 4일 간격으로 등판해야 했지만 “준비가 됐다”고 했다. 그가 다시 마운드에 오를 기회는 안타깝게도 다시 오지 않았다.

● 92홈런

넥센 4번타자 박병호와 5번타자 강정호는 정규시즌에 무려 92개의 홈런을 합작했다. 둘을 앞세운 강력한 타선은 한국시리즈를 앞둔 넥센의 가장 큰 무기였다. 그러나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방망이가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나란히 침묵했다. 박병호는 2차전의 솔로홈런을 포함해 3안타, 강정호는 1차전의 결승 2점홈런을 친 게 활약의 전부였다. 해결사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던 넥센은 역설적으로 박병호와 강정호의 강력한 존재감을 다시 확인했다.

● 부담

한현희와 조상우가 없는 넥센의 마운드는 상상할 수가 없다. 한현희와 조상우, 그리고 손승락까지 확실한 필승 불펜 세 명의 존재는 넥센 마운드 운용의 큰 줄기였다. 그러나 둘은 아직 20대 초반이다. 한현희는 프로 3년차, 조상우는 2년차다. 계속된 포스트시즌 등판은 이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한현희는 한국시리즈 시작과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잘 버티던 조상우 역시 경기의 중압감이 더 높아지자 끝내 무너졌다. 넥센으로서는 앞으로 오랫동안 넥센 마운드를 책임질 두 투수가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만으로도 소득이다.

● 네 번째 선발투수

넥센은 PO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3선발 체제로 삼성에 맞섰다. 밴 헤켄과 소사에 오재영까지, 세 명의 선발이 돌아가면서 한 경기씩 책임졌다.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큰 경기를 믿고 맡길 만한 토종 선발투수가 보이지 않아서다. 다행히 세 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최선의 활약을 펼쳤지만, 넥센으로서는 네 번째 자리를 메워줄 수준급 국내 선발투수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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