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빼빼로데이만 챙겼나요?… ‘농업인의 날’인줄은 아셨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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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道, 별도 기념식 없이 넘어가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이날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은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토(土)’자가 겹친 ‘토월토일(土月土日)’을 아라비아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공식 기념행사를 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한 해 동안 농민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를 되새기며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전남에서는 도 주관 행사는 전무하고 22개 시군 가운데 농업인의 날을 기리는 곳이 거의 없어 ‘농도(農道) 전남’을 무색하게 했다.

전남도는 수년 전부터 농업인의 날 기념식을 열지 않았다. 도내 시군에서는 구례군과 보성군이 농업인의 날 기념식을 하거나 체육행사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내 시군별로 기념행사를 하기 때문에 도 주관 별도 행사는 그동안 하지 않았다”면서 “내년부터 도 주관으로 농업인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전남본부는 이날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농협유통센터에서 우리 쌀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는 가래떡 떡메 치기, 가래떡 구워 먹기 등 가래떡을 이용한 각종 체험이 진행됐다. 전남본부는 국적 불명의 ‘빼빼로 데이’보다는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취지로 매년 농업의 날 ‘가래떡 데이’ 행사를 열고 있다.

이날 전남 장성군 동화초등학교에선 가래떡 잔치가 열렸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38명인 농촌의 미니학교다. ‘농업인의 날’인 11월 11일이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학부모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아이들에게 과자보다는 쌀로 빚은 가래떡을 나눠주자고 뜻을 모은 뒤 십시일반 가래떡을 준비했다. 고현아 양(13·6년)은 “지금까지 11월 11일이 ‘빼빼로 데이’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게 부끄러웠다”며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의 고마움을 이제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빼빼로데이#전남#농업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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