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미즈노클래식에서 5차 연장전 끝에 정상에 오른 이미향(21·볼빅). 깜찍한 외모 속에 감춰진 강인한 승부 근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하마터면 이런 영광의 순간을 맞지 못할 뻔했다. 시간을 몇 년 전으로 돌려보자. 당시 함평골프고에 다니던 이미향은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힘들고 고단한 길이 될지도 모를 LPGA투어와 한국에서 가까운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가운데 어디에서 뛰어야 할지 망설였다. 이미향이 미국을 결정한 데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국내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의 문경안 회장의 권유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향은 “문 회장님이 ‘선수는 최고의 무대에서 뛰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연은 이미향의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향은 “중학교 때 처음 만난 문 회장님 덕분에 골프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골프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던 이미향은 용품 지원, 장학금 지급 등 볼빅의 후원 속에 2009년부터 3년 연속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했다. 문 회장은 2012년 이미향이 LPGA 2부 투어에서 뛰던 현장을 찾아 응원을 하기도 했다. 핸디캡 3의 골프 실력을 지닌 문 회장은 “미향이는 스윙이 부드럽고 리듬이 좋다. 어린 시절부터 지켜보면서 대성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흐뭇해했다.
이미향의 LPGA투어 첫 우승으로 볼빅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가속이 붙게 됐다. 컬러 볼에 이어 화이트 볼도 호평을 받고 있는 볼빅은 지난해 소속 선수 이일희가 LPGA투어 바하마클래식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이미향의 제패로 일본에서도 지명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미향은 “LPGA투어를 뛰면서 한국 골프용품 회사인 볼빅의 위상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문 회장은 “앞으로도 미향이와 볼빅은 서로 신뢰하는 파트너이자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빅은 ‘제2의 이미향’을 발굴하기 위해 국내 주니어 유망주와 아마추어 대회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