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크기 팔만대장경 A4 한장에 인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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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식 KAIST 교수팀, 초미세 나노 인쇄기술 개발

팔만대장경을 모두 펼치면 축구장 하나 정도로 넓다.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이 정도 분량을 A4용지 한 장에 모두 인쇄할 수 있는 초미세 나노 인쇄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폭이 1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나노 구조물을 거의 모든 표면에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팔만대장경에 새겨진 글자의 획 굵기를 10nm로 대폭 줄인 셈이다.

그동안 나노 인쇄기술은 주형을 이용해 나노 구조물을 찍어내고, 찍어낸 나노 구조물을 실리콘 등 원하는 표면에 옮기는 식이었다. 하지만 나노 구조물의 폭이 수백 nm 이하로 얇아지면 주형에 나노 구조물이 들러붙어 제대로 인쇄가 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기존에 사용되던 재료보다 표면에너지가 높은 고분자로 주형을 만들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이 주형으로는 10nm 정도의 초미세 나노 구조물도 들러붙지 않고 인쇄가 잘됐다. 또 필요에 따라 주형의 표면 접착력을 조절해 사람의 피부를 포함한 거의 모든 표면에 나노 구조물을 인쇄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이 기술을 이용해 연구진은 폭발성 가스를 빠르게 감지하는 고성능 가스 센서와 과일 표면의 잔류 농약을 검출하는 센서를 제작했다. 또 피부 표면에 나노 구조물을 인쇄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정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팔만대장경을 A4용지 한 장에 인쇄할 수 있다”며 “유연 디스플레이나 극미량의 물질 탐지 센서, 촉매 등의 제작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팔만대장경#정연식 교수#초미세 나노 인쇄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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