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퇴짜맞은 ‘문무합작 혁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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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금지는 쪽박 깨는 것”… 與 의원들 혁신위案에 거센 반발
김문수 “黨 구조 1인 사조직화”… 김무성 면전서 권력 분산 주장

안 풀리네… 새누리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에 대한 추인을 시도했지만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의총에 참석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안형환 혁신위 간사가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김무성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바라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안 풀리네… 새누리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에 대한 추인을 시도했지만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의총에 참석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안형환 혁신위 간사가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김무성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바라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내건 ‘보수대혁신’이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보수혁신위원장으로 내세워 ‘문무 합작’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내부에선 “혁신위를 혁신하라”는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무 공조’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공개적으로 수차례 혁신위가 논의해 온 개혁안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내놨지만, 정작 김 위원장은 11일 김 대표를 겨냥한 듯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대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우리 정치문화상 권력이 한 사람에게 너무 집중된다”며 “대통령에 출마할 사람은 주요 당직을 맡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지금은 당이 개인 팬클럽 비슷하게 사당화돼 있다. 1인 사조직화돼 있는 당 구조를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바꾸기 위해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면전에 앉아 있는 김 대표를 향해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라’고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김 위원장에 앞서 축사를 한 김 대표는 “보수 혁신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되짚어 보면 국민으로부터 지탄 받고 신뢰를 잃게 된 데는 작은 실천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고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변화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새누리당은 집단지도체제이고 대권주자는 (출마) 1년 반 전에 당직을 그만두게 돼 있다”며 “김 위원장 주장은 그것마저 하지 말자는 건데 상황 변화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이날 오전 당 의원총회에선 보수혁신위가 마련한 개혁 과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의원 15명이 발언에 나섰고 혁신위 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다수였다고 한다.

비공개 의총에서 김성태 의원은 “혁신위 내용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혁신위가 국회의원 권리 박탈 위원회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태 의원은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에 반대한다. 정가로 판매하면 되는데 전면 금지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동냥은 못하더라도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한다”고 반대했다.

의총 직후 김성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를 혁신해야 한다”며 “인기영합형 혁신안은 재검토하고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혁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의원도 “당의 근간을 고민하고 바꾸는 담론이 더 치열하게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보수 혁신이 우습게 돼 버렸다”며 씁쓸해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무성#문무합작 혁신#출판기념회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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