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 대통령, 對美 對中 외교 성과로 韓日관계 주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의 북핵 불용에 대한 의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이 핵 포기의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미중 정상이 한목소리로 북핵 해결을 강조한 만큼 이제는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창의적이고도 다양한 해법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북한이 억류하던 미국인 2명의 최근 석방을 직접 설명하고, 한국의 통일기반 구축 노력 및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국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하는 등 경제적으로 부쩍 가까워져도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다. 한미 정상이 다자외교의 무대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보조를 재확인한 것은 동맹 강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중국 베이징에서의 APEC에 이어 미얀마 아세안+3 회의, 호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일주일간 다자외교가 계속된다. 세계 경제와 아태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미중 정상의 지략 대결도 뜨겁다. 박 대통령은 중국, 미국과의 잇단 정상회담 성과를 토대로 우리의 국익을 더욱 신장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일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큰 숙제다. 박 대통령은 그제 APEC 만찬장 옆자리에 앉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장급 협의가 잘 진전되도록 독려하자고 합의했다. 실리를 위해서라면 박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공식 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일본이 2년 반 만에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중국과 미국도 ‘고도의 협력관계’를 논의하는 판이다. 남북 대화가 끊긴 가운데 한일관계 경색마저 계속되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박 대통령의 외교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박근혜#대통령#대미#대중#외교#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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