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혜영 “연기는 가장 재미있는 일 나는 낯선 땅에 서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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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며 연기하고 싶다”는 류혜영. 독립영화를 넘어 상업영화에서도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즐기며 연기하고 싶다”는 류혜영. 독립영화를 넘어 상업영화에서도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충무로 라이징 스타 류혜영

반갑다. ‘자체발광’ 강한 신인 연기자가 스크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나의 독재자’ 류혜영(23). 기본기가 탄탄해 성장 가능성에 거는 기대를 높인다. 이제 막 연기를 시작했지만 그 열정과 갈망은 누구보다 뜨겁다. 실제로 만났을 때 뿜어내는 매력 또한 상당하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궁금한 기대주다.

독립영화 넘어 상업영화 ‘…독재자’ 주연
‘즐기기 위해 사는’ 그는 실천하는 야망가


유쾌하고 명쾌하다.

연기자 류혜영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아마도 왕성한 호기심일 터이다. ‘인생은 즐겨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명제를 실천하고 사는 것 같기도 했다. 덕분에 에너지가 넘쳤다.

‘잉투기’와 ‘만신’ 등으로 독립·단편영화계에 꽤 알려진 그가 상업영화 ‘나의 독재자’(제작 반짝반짝영화사)에 참여하게 된 배경 역시 상당히 흥미롭다. 지난해 ‘잉투기’를 끝내자마자 미국행을 택했다. 유학도, 여행도 아니었다.

“낯선 땅에 나를 떨어뜨리고 살아보고 싶었다.”

결심처럼 미국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LA 정착 한 달 만에 류혜영은 서울에서 날아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해준 감독이었다. ‘나의 독재자’의 유일한 여성 캐릭터이자 설경구·박해일 부자와 엮이는 여정 역을 제의받았다. 영상통화로 몇 번의 오디션을 거친 그는 감독의 제의를 뿌리치지 못했다.

“삶은 즐거워야 한다. 연기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서 한다. 작년엔 딜레마가 왔다. 연기가 점점 재미없어지다보니 무서웠다. 더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았고, 새로운 세상이 궁금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얼마간 살아보자 생각했던 거다.”

스물세 살인 그는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다. 계원예고에서 연출을 전공했고 건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으니 자신의 길도 일찍 찾은 편이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학교와 학원만 왔다갔다 하는 쳇바퀴 일상이 싫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고교 3년을 똑같이 보낼 순 없었다. 예고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부모님은 반대하셨지만 내가 이겼다.”

서울 도봉구 집에서 학교가 있는 경기도 성남 분당까지 매일 4시간씩 등하교를 했다. 3년 내내 새벽 4시에 집을 나와 밤 1시에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했지만 “지치지 않았다”. 그 시간을 단짝처럼 붙어 지낸 친구가 ‘은교’로 데뷔한 김고은이다.

“운 좋게 고교 1학년 때 단편영화 출연 기회를 잡았다. 촬영하다 새벽 3시쯤 햄버거가 야식으로 나왔다. 봉고차에서 한 입을 배어먹던 그 햄버거 맛을 지금도 잊기 어렵다. 하하! 그 때 본 스태프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살고 싶었다.”

‘나의 독재자’로 만난 설경구, 박해일은 그런 류혜영에게 ‘조언’ 대신 ‘독려’를 했다. ‘연기를 잘 모르겠다’고 난감해하는 그에게 설경구는 늘 ‘생각하지 말고 본능대로 하라’고 충고하곤 했다.

“지금처럼 계속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류혜영에게 ‘만약 불현듯 또 미국에 가고 싶으면 어떡하겠느냐’ 물었다. 고민의 기색 없이 곧장 “가야죠!”라며 웃는 그는 “안 되는 건 없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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