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이란전 선전포고…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6시 40분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팬들과 일체감 형성…선수들도 마음가짐 단단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55분(한국시간) 테헤란에서 이란과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이에 앞서 14일 암만에서 요르단과 첫 원정 A매치를 펼치지만,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의 포커스는 사실 숙적 이란에 맞춰져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10일 출국에 앞서 “(그동안 한국이) 이란에 (진 빚을) 갚아줄 기회”라며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 이처럼 슈틸리케 감독도 파악하고 있듯, 이란은 그동안 수차례 한국축구의 발목을 잡아왔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도 이란에 9승7무11패로 열세인 데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이란과 2번 싸워 모두 0-1로 패했다. 조 2위로 힘겹게 브라질행 티켓을 따낸 것도 이란 때문이었다. 특히 이번 경기가 펼쳐질 아자디 스타디움에선 과거 3차례 대결에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란에 갚아줄 기회’라는 말에는 승리에 대한 갈증 외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한지 채 2개월도 흐르지 않은 슈틸리케 감독은 외국인 수장으로서 선수들은 물론 한국 팬들에게도 ‘이란전 설욕’을 다짐함으로써 일체감 형성을 꾀한 듯하다. 단순히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령탑으로서 과거의 아픔까지 씻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며 일체감을 호소했다. 아울러 이란전 필승의지를 드러냄으로써 선수들에게 첫 원정길에 오르는 감독의 마음가짐을 새기도록 하는 부수적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란전과 관련된 슈틸리케 감독의 고강도 발언을 통해 베테랑 지도자다운 그의 노련미를 엿볼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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