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권순태 “실수만 하지 말자 생각했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6시 40분


전북 골키퍼 권순태는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팀의 통산 3번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의 안정적인 방어력 
덕분에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5경기를 치르는 동안 20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12개 구단 중 최소 실점이다. 권순태는
 남은 경기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전북 골키퍼 권순태는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팀의 통산 3번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의 안정적인 방어력 덕분에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5경기를 치르는 동안 20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12개 구단 중 최소 실점이다. 권순태는 남은 경기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올 시즌 31경기 17실점…우승 주역
남은 3경기…GK 부문 베스트11 목표
“태극마크? 그저 내 임무에 충실할뿐”


전북현대는 창단 20주년을 맞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평정했다. 2009년과 2011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우승이다. 6년 동안 3차례 우승에 빛나는 전북을 상징하는 표현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올 시즌에도 35경기에서 57골을 몰아치며 막강 화력을 뽐냈다. 상대팀들이 전북만 만나면 하프라인 아래로 선수 대부분을 내리는 극단적 수비 축구로 일관한 까닭에 때로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줄기차게 ‘닥공’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전북 우승의 원동력은 ‘닥공’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불과 20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클래식 12개 구단 중 최소 실점이다. 골키퍼 권순태(30)의 역할이 컸다.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17골만 내줬다. 승강제가 본격화되면서 각 구단이 수비안정에 초점을 맞춰 0점대 방어율을 기록 중인 골키퍼들이 유독 많은 시즌이지만, 여기서도 권순태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전북은 우승을 확정한 8일 35라운드 제주 원정(3-0 승)까지 7연승을 질주했는데, 모두 무실점이었다. 승부차기 패배로 결승행이 좌절된 지난 달 22일 성남과의 FA컵 준결승까지 포함하면 8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전북 코칭스태프는 우승의 주역으로 권순태를 첫 손에 꼽는다. 선수생활 말년에 후배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기도 했던 최은성 골키퍼 코치는 “왜 국가대표로 안 부르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실전에 투입하진 않더라도 기량이라도 점검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정작 권순태는 태극마크에 큰 욕심을 두지 않고 있다. 무실점 경기가 늘어나고, 이를 통해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더욱이 ‘무실점’ 자체를 항상 의식했던 것도 아니다. 화려한 플레이를 추구하기보다는 그저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따름이다. 아울러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수비진과의 호흡에 치중한다.

“딱히 기억에 남을 환상적 방어는 없었다. 그러나 우리 수비가 강했다. 나를 가르친 지도자들이 늘 강조해온 부분이 있다. ‘우승팀은 공격이 강하고, 당연히 위기 상황도 온다. 이 때 1∼2번 꼭 찾아올 위기를 확실히 극복해주는 게 진정한 우승팀의 골키퍼다’고 했다. 경기에 나서면 ‘멋진 선방을 하기보다는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부터 한다.”

모든 영광을 독차지한 우승팀의 넘버원 골키퍼. 그런 권순태에게도 한 가지 바람은 있다. 어쩌면 본인보다 팀이 더 간절히 원하는지도 모른다. 12월 1일 예정된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최의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권순태는 “아직 3경기가 더 남았다. 부담도 크게 덜었으니 이전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뛸 수 있다”며 변함없는 활약을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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