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6700억 자사주 매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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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인수 발표후 주가 급락… 2015년 2월까지 방어 나서기로
11일 주가 각각 5.7%-2% 올라

현대·기아자동차가 총 6700억 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11일 밝혔다. 9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더 이상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주가 방어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각각 9년, 10년 만이다.

현대차는 12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보통주 220만2764주(3668억 원), 우선주 65만2019주(824억 원)를 장내 매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자사주 매입 후 현대차의 자사주 지분은 5.0%에서 6.0%로 올라간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보통주 405만3633주를 2209억 원에 장내 매수한다. 매입 후 자사주 지분은 0.09%에서 1.09%로 오른다. 현대·기아차는 “주가 안정화를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주가는 한전 부지 인수 발표 직전일인 9월 18일 19만8000원에서 11월 5일 15만1000원으로 2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52조2700억 원에서 40조9600억 원까지 떨어지며 한때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한전 부지 투자 우려에 3분기(7∼9월) 영업이익(1조6487억 원)이 2010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11일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5.71%, 2.02% 오른 17만6000원과 5만56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가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주주 친화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첫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한몫했다.

앞서 현대차는 2005년 2월 자사주 보통주 1100만 주(6239억 원)와 우선주 100만 주(364억 원)를 매입한 바 있다. 2004년 내수 부진과 고유가, 환율 하락 등이 겹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올랐지만 영업이익이 11.4% 떨어지면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2004년 3월 주가 부양 차원에서 1366억 원에 보통주 1250만 주를 매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가가 낮을 때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재무가치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을 통해 본질적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전 부지 인수에 함께 참여한 현대모비스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주가#자사주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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