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 ‘진한 맛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OB맥주, 독일식 올 몰트 ‘더 프리미어’ 공개
최근 라거 대신 쌉쌀한 맛 유행… 클라우드-맥스와 3파전 거셀듯

업계 1위 오비맥주의 가세로 ‘진한 맛 맥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비맥주는 11일 독일식 올 몰트(All Malt) 제품인 ‘더 프리미어 OB’(사진)를 공개했다. 올 몰트 맥주는 쌀과 전분, 밀을 넣지 않고 발아된 보리(맥아·麥芽)만을 사용해 제조한다. ‘카스’처럼 청량감이 강한 라이트 라거 맥주와 달리 진하고 쌉쌀한 맛이 특징이다.

주류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국내 맥주 제조업체 3사의 경쟁이 ‘진한 맥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롯데주류가 올 4월 맥주시장에 진출하며 내놓은 올 몰트 맥주 ‘클라우드’가 6개월 만에 6000만 병 넘게 팔리며 순항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2006년 내놓은 ‘맥스’도 올 3분기(7∼9월) 1124만 상자(500mL 2억2480만 병)가 팔리며 선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46만 상자)보다 7.5% 증가한 수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과거 국내 시장은 가벼운 라거 맥주 중심이었지만 점차 쌉쌀하고 진한 맛을 내는 맥주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최근 제품별 판매 추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경쟁사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신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맥주 시장 최대 성수기인 여름을 겨냥해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늦가을에 제품을 내놓은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자칫하면 진한 맥주 시장에서 밀릴 수 있는 데다 2011년부터 지켜온 1위 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비맥주가 제품명에 ‘오비(OB)’를 넣은 것은 ‘OB 골든라거’(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더 프리미어 OB는 골든라거보다 숙성 기간을 세 배 가까이 늘린 ‘장기 숙성 공법’을 적용해 맛과 향 모두 더욱 깊어졌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은 “요즘에는 동네 매장에서도 다양한 수입 맥주를 볼 수 있고 고객들의 입맛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하지만 더 프리미어 OB는 대한민국 80년 맥주 명가의 장인정신을 모두 녹여낸 제품인 만큼 국내 맥주 마니아의 눈높이에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송현석 오비맥주 마케팅총괄 전무는 “3년 안에 1000만 상자(20병들이 기준)를 파는 게 내부 목표”라며 “기존의 올 몰트 맥주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맥주#OB맥주#더 프리미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