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실 분’ 인터넷 사기로 번 돈 여친 월세 대주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1일 16시 26분


코멘트
'책 삽니다' '자전거 파실 분 구합니다'.

인터넷 중고물품 매매 사이트에 올라오는 이런 제목의 글들은 박모 씨(23)의 먹잇감이었다. 박 씨는 "싸게 팔겠다"며 접근해 돈만 받아 챙기고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지난 9월부터 약 한달 간 230여 만 원을 벌었다. 그렇게 번 돈은 고스란히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비용, 여자친구 원룸 월세로 들어갔다.

박 씨가 인터넷 사기까지 벌이며 지키려 한 사랑은 지난달 결별로 끝나버렸다. 이후 박 씨는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집에 들어가지 않고 친구 집을 전전했다. 그러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연락해 A 씨의 집에서 살기로 했다. 그러나 A 씨의 집에서 산 지 하루 만에 동거를 포기하고 나오며 게임기를 훔쳐 나왔다.

인터넷 사기 피해자들의 신고로 덜미가 잡힌 박 씨는 "집에 있으면 여자친구 생각이 나 견딜 수가 없었다"며 "그러나 생전 처음 보는 사람 집에서 같이 살기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박 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