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 단체 KKK “흑인 등 유색인종 가입 허용”…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1일 1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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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우월주의를 대표하는 미국 비밀결사 조직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이 최근 적대시하던 유대인, 흑인, 동성애자, 히스패닉의 가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 데일리 메일 등 외신들은 뿌리 깊은 인종차별주의로 악명 높은 KKK가 최근 '새로운 KKK'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공격 대상이었던 유대인, 흑인, 동성애자는 물론 히스패닉(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 미국 이주민과 그 후손)에까지 가입을 권유하며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KKK단의 우두머리 존 아바는 조직의 이름을 '록키 마운틴 나이츠(Rocky Mountain Knights)'로 변경하고 '극우 모임'으로 조직의 성격 변화를 시도했다. 지향 점은 '강한 미국'이다.

이와 관련해 아바는 "백인 우월주의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새로운 시대의 KKK단은 강한 미국 건설을 위해 하나로 뭉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KKK단의 이례적인 노선변경은 아바가 최근 미 유색인종촉진동맹(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ured People) 관계자와 접촉하면서 급물살을 탔다는게 외신들의 분석. 당시 아바는 "정말 훌륭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두 조직이 지향하는바가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호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존의 KKK단 멤버들은 아바가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KKK단 최고 간부 중 한명인 브래들리 젠킨스는 "아바가 KKK단의 모든 정관을 거스르려 한다"며 "이는 아바가 KKK단 뒤에 숨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했다.

가입기준을 대폭 넓힌 '새 KKK단'은 18세 이상의 미 북서부 태평양 연안 지역(워싱턴, 아이다호, 오리건 주(州) 등) 거주자 누구에게나 문호를 개방했다. 다만 흰색 가운, 마스크, 원뿔모양 모자 등 기존 복장 착용은 그대로 유지한다.

KKK단은 1865년 테네시 주 풀라스키에서 남북전쟁 당시 남부 소속이었던 퇴직군인 6명이 처음 결성했으며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유사 조직이 빠르게 확산했다. 백인의 지배권 회복을 꾀한 이들은 세력이 확장하자 흑인과 흑인해방에 동조하는 백인을 대상으로한 테러를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세력이 축소돼 현재 KKK단 가입자는 5000~8000명 사이로 추정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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